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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국인 권도형의 '테라·루나 제국' 무너지자…글로벌 VC들 줄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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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에 투자한 VC 타격에 굵직한 대출기업들 줄도산 이어져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 폭락도

뉴스1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022년 8월 15일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에이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코인에이지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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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테라 루나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히면서 지난해 5월 테라의 몰락이 가져온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파급력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테라 루나 사태로 업계에서 명성을 날렸던 굵직한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들의 줄도산이 이어졌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의 주요 가상자산의 시세도 급락한 바 있다.

이날 경찰청에 따르면 권 대표는 테라 루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 약 11개월간 해외 도피를 이어가다가 이날 몬테네그로의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붙잡혔다.

테라 루나 사태란 지난해 5월 테라 스테이블코인인 UST의 1달러 고정 가격이 무너지면서 UST 가치를 유지하는 데 쓰였던 루나(LUNA)의 가치도 99% 이상 폭락한 사태를 말한다.

테라 루나 사태로 테라 블록체인 위에 올라가 있던 각종 프로젝트나 테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여러 기업들이 급격히 무너졌다. 업계에서는 특히 테라 프로젝트 초기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털(VC)의 경우에는 프로젝트 초기 투자 조건에 의해 묶인 '락업' 물량을 현금화하지 못해서 손해를 보거나 운영이 어려울 정도의 타격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 3AC 시작으로 블록파이, 보이저티지털 등 굵직한 대출 플랫폼 줄도산

대표적으로는 테라 사태로 도산한 가상자산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털(3AC)이 있다. 3AC는 테라 프로젝트의 초기 투자자로 테라 루나 사태 이후 대형 가상자산 기업 중에는 처음으로 파산한 기업이다.

3AC는 가상자산 중개업체 보이저디지털로부터 3억5000만달러(약 4500억원) 규모의 USDC 코인과 3억4550만달러(약 445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대출받았지만 상환하지 못하면서 영국 버진알랜드 법원으로부터 파산 명령을 받았다.

3AC의 파산을 시작으로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줄도산이 이어졌다. 테라에 투자한 3AC가 무너지자, 3AC에 투자금을 빌려준 블록파이와 같은 대형 업체들도 큰 타격을 받았다. 이후 블록파이와 연계된 업체들도 결국 연쇄적으로 테라 사태의 여파를 맞았다. 블록파이는 심지어 지난해 테라 루나 사태 이후 FTX로부터 지분 50%에 대한 인수 권한을 넘기면서 긴급 지원을 받았지만, 11월 FTX 사태가 발생하자 더욱 큰 타격을 받았다.

미국의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인 보이저디지털도 파산한 3AC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들은 파산법 11조(챕터 11)을 근거로 미국 뉴욕 남부연방파산법원을 통해 파산 절차를 진행했다. 같은 형태의 대출 플랫폼을 갖춘 바벨파이낸스도 테라 루나 사태로 약 1조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파산 절차를 밟았다.

◇ 테라 루나 사태 전 가격선으로 여전히 회귀 못한 비트코인·이더리움

테라 루나 사태는 가상자산 시장의 핵심 플랫폼들을 무너뜨린 것 이상으로 '크립토겨울의 장기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테라 루나 사태 전, 가상자산 시장은 국경 없이 확대돼 가고 있는 형국이었지만, 반대로 세력이 커지는 와중에 핵심 역할을 했던 '코어'가 무너지자 그 여파는 글로벌적으로 퍼졌다.

특히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코인 투자자 대부분에게 악영향을 끼쳤다. 비트코인 가격은 테라 루나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5월 5일부터 일주일간 최대 30%까지 떨어지며 급락세로 접어든 바 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은 최대 39%까지 떨어졌다. 당시 각각 4만달러와 3000달러선대 가격을 보이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이후 FTX 사태 여파까지 맞으면서 지금까지도 그때의 가격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의 시세가 떨어지며 국내의 투자 심리도 많이 꺾였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조원으로 상반기(5조3000억원) 대비 43%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1년 하반기(11조3000억원)와 비교하면 73% 급감한 금액이다.

테라 루나 사태 이후 가상자산의 '사기성'과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여론도 다시 우세해졌다. 또 잠재적 투자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원화예치금도 5조9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약 38%가량 감소했고, 거래 가능 이용자 수도 690만명에서 627만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이른바 테라 사태에 따른 '코인 시장의 침체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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