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기는 필요없다…삼성 원태인, 시범경기 첫 등판서 4이닝 5K 퍼펙트

12타자 상대 안타·볼넷 없는 완벽한 투구

WBC 연투 피곤함·공인구 적응 딛고 맹활약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삼성 라이온즈 '영건' 원태인(23)이 올 시즌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4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많은 경기에 출전해 스스로도 피로감이 있다고 했으나 적응기는 필요치 않았다.

원태인은 23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회 2번째 투수로 등판, 4이닝동안 12타자를 상대로 5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팀이 6-5로 승리하면서 원태인은 승리투수가 됐다.

이달 초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WBC에 출전했던 원태인은 이날 경기가 올 시즌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다. 팀에 합류한 지는 꽤 됐지만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한국이 치른 WBC 4경기 중 3경기에 등판하는 강행군을 치렀다. 데뷔 후 줄곧 선발투수로만 뛰다가 불펜투수로 연투를 펼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그는 대표팀의 부진 속에서도 묵묵히 제몫을 해냈다.

그리고 돌아온 리그에서도 활약은 계속됐다. 경기 전 만난 원태인은 "아직 피로감이 가시지 않았고 KBO 공인구에도 다시 적응해야한다"면서 시범경기에선 좋은 경기력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원태인은 첫 경기부터 펄펄 날았다.

선발 장필준에 이어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공격적인 피칭으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갔다. 이에 키움 타자들이 휘말리면서 자신의 페이스로 경기를 끌고갔다.

4회 첫 타자 임지열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원태인은 김혜성에게는 체인지업을 3개 연속 던진 끝에 삼진으로 잡았다. 임병욱에게는 140㎞ 중반대의 직구만 5개 연속 던져 또 다시 삼진 처리했다.

5회에는 대표팀 동료 이정후를 2구 만에 1루 땅볼로 처리했고, 메이저리그 출신의 에디슨 러셀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타격감이 좋은 김태진마저 6구만에 삼진 처리하며 2이닝 연속 삼자범퇴.

6회는 맞춰잡는 피칭이 일품이었다. 이형종, 김휘집, 김재현을 모두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내며 간단하게 마무리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당초 원태인에게 3이닝 50구 정도를 맡길 계획이었다. 하지만 3이닝까지 '퍼펙트'로 막은 원태인의 투구수는 34구밖에 되지 않았고, 이에 4이닝째인 7회에도 원태인의 투구가 계속됐다.

원태인의 '퍼펙트'는 계속됐다. 그는 김수환, 김주형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박주홍을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까지 44구를 던지며 정확한 '할당량'을 채웠다.

2019년 데뷔한 원태인은 삼성의 '차세대 에이스'라는 칭호를 받으며 매년 성장해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WBC라는 큰 무대까지 소화한 원태인은 또 다시 한 단계 성장할 채비를 마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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