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선수들이 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2023. 3. 7.의정부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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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이대로면 삼성화재를 ‘명가’라 부를 수 없다.
삼성화재는 이번시즌 V리그 남자부에서 최하위에 자리하며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17~2018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나선 이후 다섯 시즌 연속 정규리그만 치르게 됐다. 삼성화재에게 봄배구는 그저 남의 잔치일뿐이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삼성화재는 지난 두 시즌간 이적시장에서 지갑을 닫았다. 자유계약(FA) A등급 선수를 영입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 바로 삼성화재였다. 우리카드와의 5대3 대형 트레이이드를 통해 다양한 선수를 확보했고, 시즌 중 트레이드를 해 김정호를 데려오긴 했지만 7개 구단 중 스쿼드가 가장 약한 팀이라는 전문가들의 공통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선수 인건비로 남자부에서 가장 적은 돈을 쓰는 팀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이 쓰는 팀의 절반 수준으로 시즌을 보내니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배구계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돈을 안 써도 너무 안 쓴다. 다른 팀들은 FA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노리는데 삼성화재만 손을 놓고 있으면 당연히 뒤처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김상우 감독이 신인 김준우를 리그 수준급 미들블로커로 성장시켰고, 트레이드로 합류한 김정호가 1번 아웃사이드 히터의 역할을 잘해준 덕분에 11승을 수확할 수 있었다. 시즌 후반기에는 어떤 팀을 만나도 쉽게 밀리지 않는 끈기와 단단함도 엿보였다. 없는 살림으로 이 정도 성적을 낸 것도 기적에 가깝다.
삼성화재는 정규리그 1위 7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8회에 빛나는 배구 명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과거의 영광일뿐이다. 삼성화재는 2014~2015시즌 이후로 단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챔피언결정전은 밖에서 구경만 했다. 무늬만 명가다.
삼성화재의 계속되는 부진은 V리그 남자부 인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올드팬’ 기억 속에 삼성화재는 우승에 도전하는 강팀이지만 지금은 V리그 대표 약팀일뿐이다. 당연히 경기장을 찾는 팬의 발길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번시즌 대전충무체육관을 찾은 관중은 평균 1033명에 불과했다. 평균 관중수마저 꼴찌였다. 삼성화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FA 시장에서 과감하게 지갑을 열고 전력을 보강하지 않으면 봄배구 축제는 계속해서 남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만에 하나 성적 부진으로 사령탑을 계속 교체한다 해도 뾰족한 수는 없다. 엉뚱한 희생자만 계속해서 나올 뿐이다.
다른 종목이긴 하지만 영국의 저널리스트 사이먼 쿠퍼와 스테판 지만스키가 쓴 축구서적 ‘사커노믹스’ 선수단 연봉이 순위를 결정한다고 정의한다. 배구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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