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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협회 시간”...시민단체, 김포 FC 유소년 극단 선택에 ‘가해자 중징계’ 입장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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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시민연대 등 축구 관련 단체, 21일 대한축구협회에 공개 질의서 등 전달...김포 FC U-18 코치 중징계 등 촉구 담겨

구단 측은 지난 17일 지도자 3명 직무정지 조치했다고 알려

세계일보

체육시민연대와 스포츠인권연구소·문화연대·김포시민의 힘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대한축구협회 측에 국내 프로축구 김포FC 유소년 선수의 극단 선택 사건에 관한 가해자 중징계 등이 포함된 입장과 공개 질의서를 전달하고 있다. 체육시민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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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축구 김포FC 유소년 선수의 극단 선택 사건에 관한 가해자 중징계 등을 포함한 축구 관련 단체들의 입장이 대한축구협회에 21일 공식 전달됐다. 체육시민연대와 스포츠인권연구소·문화연대·김포시민의 힘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대한축구협회 측에 유소년 선수 극단 선택 관련 입장과 공개 질의서를 전달했다.

단체들은 “김포FC 유소년 선수 사망 사건에 대한축구협회도 책임이 있다”며 “협회는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몇 가지 할 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가해자로 지목된 18세 이하 팀(U-18) 코치 중징계 ▲김포FC 서영길 대표 퇴출 ▲유소년 축구클럽 인권실태 전수조사 ▲인권 친화적 유소년 축구클럽을 만들기 위한 대한축구협회의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축구를 좋아하고 잘하고 싶어서 유소년 축구 클럽에 소속돼 운동하던 아이가 지도자의 언어폭력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 부모의 심정은 어떻겠나”라며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가해 지도자는 물론이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참담한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린 선수들이 폭력과 괴롭힘이 없는 환경에서 안전하게 운동하고 공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제는 대한축구협회의 시간”이라며 “가해 지도자들이 도의적 책임마저 거부한 채 최근까지 아이들을 가르친 사실은 도저히 용서받기 힘든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도자와 재계약해 유족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아이들에게 정서적 학대를 저지른 김포FC 서영길 대표도 응당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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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FC 구단 소개 페이지. 김포FC 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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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의 공개 질의서를 현장에서 받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지난 20일 공정위원회(옛 상벌위원회)가 개최된 점을 언급하며 향후 열릴 2차 공정위원회도 조속히 개최해 진상 규명과 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징계 관련 사안 등을 다루는 공정위원회는 법조인 등 협회 외부 인력 8명으로 구성된다. 전날 첫 번째 위원회에서는 숨진 유소년 유족의 진술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다만,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가 한 차례 개최로 끝나는 게 아닌 데다가 2차 위원회도 최소 두 달 후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협회 측이 향후 위원회 일자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는 하지만 소속 위원들 일정 등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확답할 수 없어서다.

현장에서 체육시민연대 등 관계자들에게 협회 측 관계자가 ‘언제 2차 위원회가 열린다고 지금 당장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협회 측은 징계 관련 절차가 이제 막 시작한 만큼 추후 법적 다툼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서 최대한 꼼꼼하게 따져볼 방침이다.

협회 공정위원회 규정은 ‘선수에 대한 기본권 침해’ 항목에서 언어폭력 등 사건이 발생한 팀의 지도자·임원 등에 대해 최소 '경고'에서 가장 크게는 '무기한 자격정지'의 징계 범위를 두고 있다. 구단에는 벌금이나 승점 감점 등의 징계가 떨어질 수 있다.

모든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협회 측의 입장도 맞는 말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유족은 흐르는 시간 앞에 속만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이 최근 김포시에서 받은 사건 관련 진행사항 요지에서도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어서다.

이런 가운데 문제가 된 코치들과 구단이 지난해 재계약한 사실이 알려져 체육계에서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구단 측은 수사 기관 등을 통한 정확한 진상 파악이 이뤄지지 않아 선제적으로 징계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사실관계부터 공식적으로 전달받으려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여론을 듣고 외부 전문가들이 충분히 논의한 걸 토대로 관련자들을 처벌하는 게 합당하다 생각했다”고 재계약 이유를 밝히고 있다.

구단은 외부 기관 조사가 길어지면서 자체적으로 엄중 대처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바깥에 비쳤다고도 항변한다. 재계약도 이들 기관이 제때 조사를 마치지 않은 탓에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는 주장도 펴면서다. 사안이 판명 날 때까지 일에서 손을 떼라고 지시하는 건 일방적 ‘해임’ 통보와 다르지 않다는 게 구단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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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건물에 있는 ‘축구인 헌장’ 일부. 축구에 해가 되는 부정과 부패, 차별과 폭력을 배격한다는 글(빨간 네모)이 눈에 띈다. 김동환 기자


구단은 지난 17일에야 서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의결로 (가해자로 지목된) 지도자 3명에 대해 조치하려고 했으나 규정과 행정이라는 명목으로 유족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늦게나마 유족분들의 뜻을 받들어 논란이 됐던 지도자 3명에 대한 직무 정지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늦게나마 유족의 뜻을 받들어 논란이 됐던 지도자 3명에 대해 직무정지 조치했고, 차후 엄정하게 대처해 철저하게 마무리하도록 하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현재 남아있는 다른 선수들 지도를 위해 새로운 지도자 선임 및 유소년 선수 관리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A(10대)군은 지난해 4월 경기도 김포에 있는 구단 유소년팀 기숙사 건물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결과, 사건 당일 오전 2시쯤 자신이 거주하던 곳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서에는 언어폭력 등으로 괴롭힌 가해자 추정 인물들이 언급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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