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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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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배구 뜨겁게 달굴 한국 배구 미래 4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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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대한항공 임동혁(왼쪽부터), 현대캐피탈 허수봉, 우리카드 김지한, 한국전력 임성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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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혁(24·대한항공), 허수봉(25·현대캐피탈), 김지한(24·우리카드), 임성진(24·한국전력). 한국 배구의 미래들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2022~2023 도드람 V리그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22일 정규시즌 3위 우리카드와 4위 한국전력의 준플레이오프(PO)를 시작으로 우승컵을 향한 봄 배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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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임동혁.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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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표 선수로는 '99즈'로 불리는 1999년생 트리오와 한 살 많은 허수봉이 참석했다. 임동혁, 김지한, 임성진과 박경민(현대캐피탈) 등 '99즈'는 2017년 세계청소년 선수권 4강 신화를 이룬 황금세대다. 이들보다 한 살 많은 허수봉도 국내 대표 거포로 성장하며 성인 대표팀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문성민과 김요한 이후 걸출한 스타를 배출하지 못했던 한국 배구로선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이들이 희망이다.

네 사람은 깊은 인연이 있다. 김지한은 2017~18시즌 현대캐피탈에 입단해 허수봉과 함께 뛰었고, 2021~22시즌엔 한국전력으로 이적해 임성진과 함께 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로 이적했다. 임성진과 임동혁은 충북 제천 출신으로 11살 때부터 함께 배구를 했다. 허수봉과 임동혁은 국가대표팀에선 나란히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는 선의의 경쟁자다. 선수들은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에도 서로 대화를 나누는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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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허수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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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봉은 김지한의 장단점에 대해 묻자 "예전과 다른 선수가 된 것 같다. 지한이의 공격 타점이나 스윙 스피드가 빨라서 블로킹하기 어렵다. 다만 아직 정신력이 약하지 않나"라고 했다. 김지한은 "수봉이 형은 매번 실력이 상승하는 게 느껴진다. 공격적인 부분이 좋은데 (부상중인 전)광인 형이 없는 상태에서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고 받아쳤다.

임성진은 "지한이는 한전에서 같이 방을 쓰기도 했는데, 짧은 시간 함께였지만 잘 어울렸는데 금방 떠나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고 추억을 떠올렸다. 지난 1월 10일 열린 우리카드-한국전력전에선 서로에게 강서브를 때려 에이스를 만드는 명승부를 펼치기도 했다.

임성진은 "짜고 쳤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서로 잘 때렸다. 경기 뒤에 '친구 좋다는 게 뭐냐'는 이야기도 나눴다. 요즘 남자 배구 인기가 떨어졌다고 하는데 재밌는 장면이 나와야 올라가지 않을까"라고 했다. 김지한은 "(처음이라) 엄청 긴장했는데, 친구들과 함께 와서 재미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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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임성진. 사진 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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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진은 "동혁이가 한국전력이 챔프전에 올라와서 '정상 문턱에서 좌절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더라. 세게 맞은 느낌인데 천안을 거쳐 인천까지 이어가겠다"고 웃었다. 임동혁은 "성진이의 장점은 잘 생긴 점"이라고 농담을 하면서도 "이런 자리에 함께 와서 서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렇게 마주 보고 있다는 게 감격스럽기도 하고, 실감도 안 난다. 한 번이 아니라 높은 위치에 꾸준히 자주 만나고 싶다"고 했다.

허수봉과 임동혁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와 성공적으로 거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임동혁은 "챌린지컵에서 함께 뛰면서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배웠다. 나랑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데, 배구 외적으로도 털털한 형이라 많이 친해졌다"며 "고등학교 때 형을 봤을 때부터 배구 센스가 대단했다.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는 선수"라며 치켜세웠다.

감독 및 선수들이 투표를 통해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꼽은 임성진은 "지난 시즌까진 보여드린 게 없었는데, 이번 시즌은 주전으로 뛰어 그런 것 갇다. 뽑아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활약을 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적은 1표를 받은 임동혁은 "꾸준히 해온 게 있기 때문에 투표가 사실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임동혁은 "정규리그 1위 팀으로서 어떤 상황이든 선수들끼리 잘 이겨내서 1위 팀 다운 모습으로 우승하겠다"고 밝혔다. 허수봉은 "내가 잘 해서 일 한 번 내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고, 임성진도 "감독님이 꼭 미치는 선수가 나오면 좋겠다고 했는데, 내가 그 미친 놈이 되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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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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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들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평상시대로 준비할 것이다. 훈련한 내용으로 좋은 경기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한전과 우리카드의)준PO가 박터지게 하고, 체력을 많이 소모했으면 좋겠다"며 "우리 팀 최고 전력인 전광인이 부상이다. 전략, 전술보다는 이판사판으로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봄 배구를 하게 돼서 감독으로서 고맙다. 22일 하루만 생각하려고 한다"고 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시즌이 참 빨리 지난 것 같다. 선수들을 믿고 시즌을 치렀고, 준PO도 잘 할 거라 믿는다. 재밌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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