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선수들이 15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전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한데 모여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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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15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 배구장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5, 25-13, 25-16)으로 완승했다. 이와 함께 승점 79(25승 9패)를 확보해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2022~2023시즌 V리그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2위 현대건설(승점 70·24승 10패)이 잔여 2경기에서 최대 승점 6을 추가하더라도 1위의 주인은 바뀌지 않는다.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정상에 등극한 건 통산 6번째이자 2018~2019시즌 이후 4년 만이다. 지난 시즌 7개 구단 중 6위에 그쳤지만, 한 시즌 만에 순위표 맨 위로 반등했다. 그 비결은 두말할 것 없이 2년 만에 V리그로 돌아온 '김연경'의 존재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 흥국생명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한 뒤 입단 3년째인 2007~2008시즌 팀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이후 2009년부터 일본, 터키 등 해외 리그에서 뛰느라 더는 한국에서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2020~2021시즌 잠시 돌아와 흥국생명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지만, 한 시즌 만에 다시 중국으로 떠났다.
그런 김연경이 올 시즌을 앞두고 영구적인 국내 복귀를 결심했다. "이제 한국팬들 앞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여전히 팀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은퇴로 흥국생명 전력을 예전보다 많이 약해졌다. 지난 1월 2일에는 권순찬 전 감독이 반강제적으로 물러나는 과정에서 논란과 내홍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 여파로 흥국생명은 한 달 넘게 감독 없이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러야 했다.
흥국생명 선수들이 15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전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아본단자 감독과 함께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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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그 위기를 수습한 일등공신이다. 코트 위에서는 '일당백'으로 활약하면서 코트 밖에서는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흥국생명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은 "힘든 시간을 겪기도 했지만, 서로 단단히 뭉쳐서 잘 이겨낸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그중에서도 특히 연경이에게 가장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혼자 많이 힘들었을 텐데, 잘 참고 우리를 끌어줬다"고 했다.
감독 없이도 1위를 탈환한 흥국생명은 지난달 중순 유럽의 명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을 영입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지쳐 가던 김연경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선두를 향해 달릴 동력을 얻었다. 김연경은 "시즌이 시작할 때는 이 정도로 성적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1위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어려운 순간이 많았지만, 다 함께 힘을 합쳐 잘 이겨냈다. 선수 모두에게 고맙고, 권순찬 전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우승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했다.
흥국생명 선수들이 15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전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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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몸을 낮추는 대신 '근거 있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김연경의 존재감이 1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느냐'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 "솔직히 내 영향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당연히 있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또 "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선수가 될 수 있어서 좋다. 그래도 선수들이 나와 함께 해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도 나오는 것"이라며 "여러모로 뿌듯하다"고 했다.
이제 흥국생명은 오는 29일 시작하는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준비를 시작한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겼을 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도 좋아서 기분이 아주 좋다. 흥미로운 (우승) 도전이 남아 있으니, 이틀 정도 이 기분을 만끽한 뒤 다음 목표를 향해 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화성=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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