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일자리 정보 게시판에 실업급여 신청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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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0만명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9개월 째 둔화됐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 영향이 시차를 두고 고용 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10~20대 취업자 수는 2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데 이같은 흐름은 향후 더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3년 2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만2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5월(93만5000명) 이후 9개월 연속 둔화되며 2021년 3월(31만4000명) 이후 23개월 만에 30만명 대로 내려 앉았다. 취업자 수를 15세 이상 인구 수로 나눈 고용률은 61.1%로 집계되며 같은 기간 0.5%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1년 3월 이후 최저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경기 둔화 영향이 고용 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이례적 호조를 보였던 것에 대한 기저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전반적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둔화하는 부분이 경기 영향권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 수가 2만7000명 줄며 두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통계청은 최근 수주가 감소하는 등 반도체 업황이 부진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도·소매업 취업자의 감소 폭(7만6000명)도 두드러졌다. 운수·창고업(-4만4000명), 농림어업(-4만4000명), 금융·보험업(-6000명)에서도 취업자 수가 줄었다.특히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는 지난 1월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한달 만에 다시 감소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 감소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5000명 줄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감소 폭도 전월(5만1000명) 보다 두배 이상 커지면서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 연령대의 고용률은 45.5%로 집계되며 1년 전 대비 0.4%포인트 감소했다. 2021년 2월(-0.9%포인트) 이후 만 2년 만에 감소전환됐다. 이 연령대의 인구 감소보다 취업자 수 감소 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미로 청년 취업난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경기 침체 영향 및 지난해 기저 효과 등 일반적인 고용 축소 요인 외에도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 과정에서 단기 일자리에 종사하던 20대 청년들이 지난달 학업으로 복귀한 영향도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시작된 경기 둔화 영향이 특히 노동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층에서부터 우선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년층이 주로 종사하는) 운송업 등은 지난해 호조세를 보였는데, 그 수요가 예전 수준을 밑도는 시점이 된 것”이라며 “경기 영향이 시차를 두고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경기 둔화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이 같은 고용 둔화 흐름은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일자리가 10만개 내외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지난해 고용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및 경기둔화, 생산연령 인구 감소 등 취업자 증가 폭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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