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납치·민간시설 공격 혐의
2022년 2월 개전 이후 첫 전범 기소
전쟁범죄 국가원수 면책 불인정
푸틴 러 대통령 기소 여부도 주목
러·우크라 곡물협정 60일 연장 합의
보도에 따르면 ICC는 체포영장이 발부될 러시아인에게 우크라이나에서 어린이를 납치하고 우크라이나의 민간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은 두 건의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피의자 신원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러시아군 공격에 부상당한 13세 우크라이나 소년이 지난 2022년 11월 전기가 끊겨 어둠에 휩싸인 헤르손의 한 병원에서 직원들에 의해 들것에 실린 채 수술실로 이송되고 있다. 헤르손=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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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 카림 칸 검사는 개전 이후 러시아가 크레믈궁의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 미성년자를 유괴해 일명 ‘재교육 캠프’에 보내거나 러시아 가정이나 위탁 시설로 보낸 정황을 조사해 왔다. 아이들로부터 우크라이나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우려는 목적이다. 지난해 2월 기준 러시아 내 캠프에 수용된 우크라이나 출신 어린이는 최소 6000명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전쟁 중 에너지나 수도 같은 우크라이나 기반시설을 고의로 공격한 정황도 조사해 왔고, 결국 첫 국제 기소로 이어졌다. 법원이 전쟁범죄, 반인도 범죄 또는 대량 학살과 관련된 사건에서 국가원수에 대한 면책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영장 청구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기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전문가의 관측도 나온다.
기소가 실제 체포와 수사, 재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 러시아가 ICC 미가입국인 데다 전쟁범죄를 부인 중인 상황이어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14일 “러시아는 ICC도, ICC의 관할권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러시아의 민간 시설 고의 공격 관련 증거를 갖고 있는 미국도 ICC 미가입국이다. 미 국방부는 국외에서 군사작전을 벌이는 미 군인을 처벌하는 선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관련 정보 공유에도 반대하고 있다.
NYT는 “체포영장이 집행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혐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상징적으로 중요하다고 법률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무차관이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국에서 오는 18일 만료되는 우크라이나·러시아산 곡물 및 비료 수출협정(흑해곡물협정)과 관련해 유엔 측과 협상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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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길을 5월까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러시아 대표단과 유엔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오는 18일 만료 예정이던 ‘흑해 곡물 협정’을 60일 연장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흑해 곡물 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수출 통로인 흑해가 봉쇄되면서 세계 식량 위기가 촉발하자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가 중재에 나서 체결됐다. 우크라이나는 2020년 수출액 기준 옥수수 세계 4위, 밀 세계 5위 수출국이다.
그러나 이번 협정 연장은 ‘조건부’ 성격이 강하다. 러시아는 협정 체결 이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은 순조로운 반면 자국은 제약받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날 러시아 대표단은 농산물 및 비료 수출 대금의 지급 절차가 서방의 제재로 인해 차질을 빚는 상황을 해결해줄 것을 요구했다.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무차관은 “협정은 60일 동안만 연장한다”며 “이후 결정은 은행 결제, 물류, 보험, 파이프라인을 통한 암모니아 수출 재개 등이 정상화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필웅·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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