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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요즘 반찬 리필 해달라는 손님이 무섭다. 청양고추, 당근, 양파 가격이 지난해보다 2, 3배 올랐기 때문이다. A 씨는 “청양고추 가격이 연초보다 80% 올랐지만 매운 맛을 대체할 채소가 마땅치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월동채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밥상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파와 폭설로 작황이 부진한데다 난방비 상승으로 시설재배 작물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3일 기준 애호박 1개 소매가격은 2801원으로 전년 동기(1848원) 대비 52% 올랐다. 가시오이(60%) 미나리(75%) 당근(75%) 양파(33%) 등 다른 채소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최근 채소 가격 상승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맞물렸다. 올 겨울 강추위와 흐린 날씨로 일조량이 줄면서 수확량이 감소했다. 여기에 비닐하우스 난방비 부담까지 더해졌다. 올 1월 농사용 전기요금은 1kWh당 53.0원으로 전년 동기(36.9원) 대비 43.6% 치솟았고, 면세 등유 가격은 지난달 1L에 1255원으로 1년 전(993원)보다 26.4% 올랐다.
식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식당들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인력난 등으로 농가의 재배면적은 줄어든 상태에서 최근 소비가 갑자기 늘면서 수급불안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청양고추와 풋고추 10kg 가격은 각각 최고가 20만~22만 원으로 1년 전 보다 2~3배로 올랐다. 적상추(4kg)는 3만 원을 넘으며 지난해의 2배로 뛰었고 생강(10kg) 도매가도 지난해 3배에 달하는 9만5000원이 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냉동채소를 쓰거나 가격이 덜 오른 재료로 바꾸는 식당도 늘고 있다. 급식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김호균 한국급식협동조합 이사장은 “40년간 급식을 해왔지만 재료 가격이 이렇게 오른 건 처음”이라며 “울며겨자먹기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군부대 등에 국산 김치를 납품하는 S사는 “고추, 오이, 생강 등 가격이 다 올랐지만 납품가를 바로 올리긴 어렵다”며 “중국산을 쓸 수도 없어 날이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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