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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미용기기’ 1400억 판매한 청년 사업가…“올해 6천억 도전”[남돈남산]

매일경제 신수현 기자(soo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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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미용기기’ 1400억 판매한 청년 사업가…“올해 6천억 도전”[남돈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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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에이피알(APR) 대표 인터뷰

‘에이프릴스킨’ ‘메디큐브’ ‘널디’
‘포토그레이’ 등 브랜드만 6개


피부미용기기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의 모델 김희선 씨가 메디큐브 에이지알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에이피알>

피부미용기기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의 모델 김희선 씨가 메디큐브 에이지알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에이피알>


약 69만7000대. 누적 매출 1400억원.

우리나라 피부미용기기 시장에 2021년 3월 첫 제품을 출시하고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피부미용기기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medicube AGE-R)’이 올해 1월까지 기록한 성적표다.

에이지알의 피부미용기기는 ‘더마 이엠에스(EMS)샷’, ‘유쎄라 딥샷’, ‘에이티에스(ATS) 에어샷’, ‘부스터 힐러’ 등 총 4개로, 이들 미용기기는 사용법이 간단한 데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좋다는 입소문에 힘입어 미용기기 시장에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제품 모델이 배우 김희선씨라서 여성들에게 ‘김희선 마사지기’, ‘김희선 탄력기기’로 알려져 있다.

에이지알을 갖고 있는 기업은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APR)’이다. 벤처·스타트업계는 에이피알이 머지않아 유니콘(설립 10년 미만이면서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사)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에이피알은 화장품 판매업으로 출발해 사업 영역을 뷰티·미용기기, 패션, 엔터테인먼트로 확장하며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4년 2억원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100억원, 2018년 1000억원을 각각 돌파했다.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지 2년 만인 2020년 다시 2배 증가해 매출 2199억원을 달성했으며, 다시 2년이 지난 지난해 매출 약 4000억원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더욱 놀라운 점은 지난해 에이피알 매출의 절반가량(약 1793억원)이 해외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에이피알을 창업한 김병훈 대표(35)는 “에이피알의 핵심 사업은 화장품과 피부미용기기(뷰티 디바이스)를 판매하는 뷰티·피부미용기기 개발·판매업”이라며 “지난해 매출의 약 75%가 뷰티·미용기기 사업에서, 23%는 패션, 나머지는 ‘포토그레이’ 등을 필두로 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포토그레이는 즉석에서 스티커 사진을 인화해주는 오프라인 스튜디오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올해 전방위적으로 각 사업 영역을 키우고 수출 규모도 늘릴 것”이라며 “올해 목표 매출은 60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창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에이피알은 미국,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 해외 8개국에 법인도 갖고 있다. 사명 에이피알(APR)은 Advance People’s Real life의 약자로, ‘고객의 삶을 개선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자’는 뜻을 갖고 있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사진=박형기 기자>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사진=박형기 기자>


“기업은 생물…진화해야 살아남는다”
에이피알의 첫 사업 모델은 자사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의 온라인 판매업이었다. 2014년 에이피알 설립 당시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었다. 김 대표는 레드오션(포화상태가 심해 경쟁이 매우 치열한 시장)인 화장품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기 때문에 역발상으로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더 적극 구입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측하고, 설립 초기에 미백크림, 쿠션 파운데이션 등 화장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며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마케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에이프릴스킨 제품 체험 영상을 결합한 마케팅 등 당시에는 생소한 마케팅 방식을 적극 활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2016년 에이피알은 민감하거나 여드름 피부에 사용하기에 적합한 콘셉트의 화장품 ‘메디큐브’,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글램디’를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17년 패션 브랜드 ‘널디’, 남성용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포맨트’를 각각 론칭하며 또 한 번 사업군을 넓혔다. 이후 2018년 포맨트는 향수·보디로션·디퓨저 등으로 제품군을 다각화했다.

에이피알은 화장품 사업이 날개를 달면서 2021년 3월 피부미용기기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을 선보이고 미용기기 시장에도 진출했다.


김 대표는 “고객들이 에이피알의 화장품을 사용했을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찾은 해법이 뷰티 디바이스(미용기기) 제공이었다”며 “에이피알의 화장품을 바른 후 메디큐브 에이지알을 사용하면 화장품이 피부 깊숙이 침투돼 효능이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에이피알은 핵심 사업인 뷰티·미용기기 사업 강화를 위해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해왔다. 지난해 100% 자회사 ‘에이디씨’를 설립하고 미용기기를 직접 개발하며 기술 기업으로 또 한 번 진화했다. 또 에이피알은 화장품 품질을 높이기 위해 화장품 제조회사 ‘노디너리’에 2021년 지분도 투자했다.

‘아이돌 추리닝’으로 유명해진 ‘널디’, 중국서 ‘훨훨’
에이피알의 두 번째 큰 수익원은 패션 브랜드 ‘널디’를 통한 패션 사업이다. 특히 널디는 ‘아이돌 추리닝’, 가수 ‘아이유 추리닝’으로 알려지면서 1020세대에 인기 있는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널디는 의류, 운동화, 가방, 모자, 양말, 마스크, 레깅스, 속옷, 반려동물 의류 등을 판매한다.

김 대표는 “가수 아이유 씨를 모델로 발탁한 것은 아니었고 운이 좋았다”며 “널디가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아육대)에 출연한 연예인들에게 운동복(트랙 슈트)을 협찬하면서 10~20대들에게 널디 브랜드가 유명해졌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예능 프로그램 등이 인기를 끌면서 중국의 10~20대들에게 널디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 널디 매장은 한국에 약 50개, 해외에 약 40개 있다. 대부분의 해외 매장은 중국에 있으며, 일본과 베트남에도 각각 1개씩 있다. 에이피알은 올해 해외에만 널디 매장을 총 100개까지(누적 기준) 확보할 계획이다.

에이피알은 과거 2000년대 유행했던 스티커 사진관처럼 사용자들이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인화해서 가져갈 수 있는 오프라인 사진관 ‘포토그레이’ 사업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포토그레이 매장은 총 127개로, 이 중 가맹점은 약 90개에 달한다.

김 대표는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는 것을 항상 연구하면서 옛 감성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고 2017년 포토그레이 사업을 시작했다”며 “올해 포토그레이 매장을 공격적으로 출점하고 총 300개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아육대)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널디’의 운동복을 입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에이피알>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아육대)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널디’의 운동복을 입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에이피알>


올해 IPO 도전…뷰티 업계 ‘애플’ 꿈꾼다
에이피알은 올해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에 도전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시장 둘 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연내 IPO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에이피알을 뷰티 업계의 ‘애플’로 키우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정보통신(IT) 기업 애플이 스마트폰을 개발해 선보인 후 사람들의 생활 방식, 여러 산업구조가 바뀌었습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 사람들이 PDA(휴대 정보 단말기)와 뭐가 다르냐며 반문했지만 스마트폰의 영향력은 엄청났죠. 에이피알이 세상에 등장한 이후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등장하기 이전과 비교해 확연히 바뀌길 원합니다. 세계 곳곳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에이피알의 피부미용기기, 화장품, 옷 등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에이피알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신수현 기자]

* 남돈남산은 많이 팔린 제품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협찬, 광고 등을 통해 나가는 기사가 아닙니다. 기자가 기업에 직접 접촉하고 여러 가지를 직접 취재한 후 공들여 쓰는 기사입니다. 자사 제품 중에 소비자에게 사랑받아 많이 팔린 제품이 있다면 제보해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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