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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푹 쉰 '라떼 감독' 요즘 축구 알까?...클린스만의 현장감각 리스크[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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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클린스만 감독. 제공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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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여러가지가 걱정되지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현장 감각이다.

대한축구협회가 A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선택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현역 시절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도자로는 성공하지 못한 인물이다.

괜찮았던 때도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2006년 독일 대표팀을 이끌고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 출전해 3위에 올랐다. 결승엔 진출하지 못했지만 전차군단의 위상에 걸맞은 성적이었다. 2011년 미국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클린스만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 포르투갈, 가나 등이 속한 죽음의 조에서 생존하며 16강에 진출했다.

딱 여기까지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2016년 성적 부진과 리더십 문제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후 구직 활동에 애를 먹다가 2019년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 지휘봉을 잡았지만 부임 77일 만에 사임하는 촌극의 주인공이 됐다. 그것도 자신의 SNS에 사임을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베를린 경력을 제외하면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을 경험한지 무려 6년이 넘었다. 베를린에서의 시간을 포함해도 3년 동안 지도자로 일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과거의 인물’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테크니컬스터디그룹(TSG)에서 일하며 세계 축구 흐름을 관찰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외부에서 지켜봤을 뿐이다. 내부자로 한 팀에 속해 선수와 호흡하고 조직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그에게 너무 오래 전 일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 축구 트렌드와 선수의 성향 등을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아 축구와 연이 없다. 차두리 FC서울 유스강화실장과 친밀한 사이로 알려졌지만 개인적인 관계일뿐이다. 한국 축구 환경은 물론이고 아시아 축구의 흐름과 특성은 모른다. 모든 게 처음인 생경한 환경에서 적응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한국과 동행한다.

설상가상 그의 첫 평가 무대는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4년 초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월드컵으로 가는 첫 평가 관문이 될 텐데 아시아 축구 경험이 전무한 그가 아시안컵에서 얼마나 능력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단기간에 큰 대회를 원활하게 준비하기 위해서는 경험과 정보, 노하우 등이 중요한데 클린스만 감독은 많은 리스크를 안고 항해해야 한다.

지도자로 역량이 뛰어나다면 현장 감각을 회복하는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겠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늘 물음표가 붙는 지도자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도 하락세를 걷다 대표팀에 왔지만 그는 오랜 기간 함께한 ‘사단’을 보유한 사령탑이었다. 수준 높은 훈련 프로그램과 세계 트렌드에 맞는 전술 구축 등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의 눈높이와 동떨어지지 않았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애초에 전술적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유명하다. ‘동기부여형’ 혹은 ‘매니저형’ 지도자라 선수의 욕구를 충족시킬지 미지수다. 능력 있는 새로운 사단과 함께 한다 해도 이들과 호흡을 맞추는 게 과제이자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마이클 뮐러 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도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속 시원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인간적 매력과 한국에 대한 관심”이라는 추상적인 근거가 클린스만 감독의 손을 잡은 동기라면, 선임에 대한 문제 의식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여러 우려를 극복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갈 수도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 선임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 눈초리를 받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 A매치 평가전에서 한국 사령탑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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