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물가 안정 평탄한 길 아니다”
긴축-경기침체 우려 다시 고개
“美 기준금리 6%대까지 갈수도”
24일(현지 시간) 발표된 1월 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5.4%로, 지난해 12월 5.3%에서 오름세로 바뀌었다.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6월 7%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이후 7개월 동안 둔화돼왔지만 새해 들어 다시 반등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4.7%, 전월 대비 0.6%로 상승률을 보였다. 0.6% 상승률 역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연준의 2% 물가 목표는 근원 PCE 물가를 가리킨다.
미 인플레이션 적신호에 일각에선 연준 최종금리가 시장이 무게를 두고 있는 5.25∼5.5%를 넘어 6%대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연준발 고강도 긴축 장기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5∼4.75% 수준이다. 앞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6%대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사진)은 25일 로이터통신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하락)은 평탄한 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재가속과 더불어 경기침체 불가피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로젠버그리서치의 창업자이자 저명한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노랜딩(무착륙·침체 없는 경기 고공 비행)은 최근 15년 동안 월가에서 들은 말 중 가장 큰 거짓말”이라며 “하반기 심각한 경기하강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만 해도 미 경제는 물가 상승 둔화에 노랜딩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국채금리와 달러 가치는 하락하는 등 낙관론이 지배했다. 하지만 다시 연준발 긴축 공포로 지난 한 주 동안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3% 가까이 하락하고, 미 국채금리와 달러 가치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JP모건 경제학자 마이클 페롤리와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프레더릭 미슈킨 교수, 브랜다이스 국제경영대학원 스티븐 체케티 교수 등도 24일 미 시카고대 주최 경제학회에서 “과거 중앙은행이 개입해 인플레이션을 완화한 16차례 중 경기 후퇴가 없었던 때는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2025년까지 미 물가가 2%대로 내려오려면 미 기준금리가 5.6%에서 최대 6.5%까지 올라야 하는 등 연준의 긴축 장기화를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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