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를 홈플레이트에 툭 내려치는 동안 피치 클록 흘러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등장한 '피치 클록'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매니 마차도(31·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023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첫날 첫 타석에서 '피치 클록'을 위반했다.
마차도는 "피치 클록 최초 위반자로 역사에 남을 것 아닌가"라고 유쾌하게 말하면서도 "정말 시간이 없다. 타자와 투수 모두 빨리 준비해야 한다"고 새 규정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와 올해 첫 시범경기를 펼쳤다.
이날 마차도는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회말 타석에 섰다.
투수의 공을 보기도 전에, 마차도는 '스트라이크 1'을 선언 당했다.
메이저리그가 올해 도입하는 새 규정 '피치 클록' 때문이었다.
올해부터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앞 타자의 타격 결과가 나온 뒤 30초 안에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투수는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는 피치 클록 8초가 남기 전, 즉 피치 클록이 작동된 후 주자가 없으면 7초, 주자가 있으면 12초 안에 완전히 타격 준비를 끝내야 한다.
이날 마차도는 규정 시간 안(30초)에 타석에는 들어섰지만, 특유의 배트를 홈플레이트에 툭 내려치고 돌리는 동작을 하는 사이에 타석 뒤에 있는 피치 클록이 8초에서 7초로 줄었다.
라이언 블래크니 주심은 자신의 손목을 가리킨 뒤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렸다.
주심을 한 번 바라봤던 마차도는 1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상황에서도 시애틀 왼손 선발 로비 레이를 공략해 좌전 안타를 쳤다. 3회에는 피치 클록을 잘 지키고서 좌전 안타로 만들었다.
이날 마차도의 성적은 2타수 2안타였다.
마차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소한 내가 역사에 남을 일은 한 것 아닌가. 1스트라이크로 시작해도 안타를 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농담한 뒤 "사실 심판이 '2초 남았어'라고 경고했다. 서둘렀지만 이미 늦었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흐르는 기분이다. 빨리 새 규정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피치 클록이 여러 흥미로운 장면을 만들 것이다. 승패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MLB 베이스 크기 확대 |
사실 피치 클록은 투수에게 더 부담스러운 규정이다.
투수들은 피치 클록 안에 투구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볼 1개를 허용한다. 또한 동일한 주자에게 3번째 견제구를 던졌을 때, 주자를 잡아내지 못하면 해당 주자는 다음 베이스로 진출한다.
샌디에이고 투수 닉 마르티네스는 AP통신에 "피치 클록 규정은 투수에게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특정 타자에게 이런 볼 카운트에서는 어떤 공을 던진다'고 미리 포수와 합의를 해야 시간을 벌 수 있다"며 "새 규정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피치 클록, 시프트 금지, 베이스 확대 등 새 규정을 실험했고, 이를 올해 메이저리그에 도입한다.
어수선한 분위기도 경기를 치르면서 잦아들 전망이다.
지난해 마이너리그도 개막 후 2주 동안 경기당 1.73회의 피치 클록 위반 사례가 나왔지만 6주 뒤 경기에선 경기당 0.53회로 줄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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