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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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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틈새서 한국 웹툰 반짝…중국 최대 플랫폼에 한 해 100편 이상 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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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에서 영화로 제작돼 인기를 끈 조석 작가의 웹툰 <문유>. 네이버웹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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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내 암묵적인 ‘한류 금지령(한한령)’이 내려진 상황에서도 한국 웹툰이 중국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등 다른 분야에서도 서서히 한한령이 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비즈니스센터(콘진원 북경센터)는 23일 ‘한한령 완화 이후 중국 시장 내 K-콘텐츠 동향’ 보고서에서 중국 최대 웹툰 플랫폼 콰이칸(快看)만화에 지난 한 해에만 한국 웹툰 120편이 업로드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한령으로 중국 내 한국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등 다른 콘텐츠 상영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반면 특별한 심의 절차가 없는 웹툰은 꾸준한 판권 계약 등을 통한 중국 시장 진출이 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콰이칸만화의 사례만 봤을 때도 2020년 80편의 한국 웹툰이 업로드 됐고, 2021년에는 140편이나 되는 웹툰이 올라왔다.

한국 웹툰은 기존 중국 플랫폼을 통한 시장 진출 뿐 아니라 한국 기업의 플랫폼 설립을 통해서도 중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설립한 동만만화와 카카오가 중국 기업 텐센트와 합작해 만든 포도만화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 5~6위 정도에 해당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만만화의 경우 업로드 편수도 2020년 400편에서 지난해 650편으로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70% 가량이 한국 웹툰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에는 한국 웹툰이 중국에서 영화로 제작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조석 작가의 웹툰 <문유>를 원작으로 한 영화 <두싱웨추(獨行月球)>가 중국 극장가에 선보였는데 당시 중국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판권 계약을 통해 이 영화 기획에 참여한 쇼박스는 지난 연말 30억원의 수익을 배당받았다. 콘진원 북경센터는 “웹툰은 한한령과 무관하게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에서 꾸준한 판권 계약과 활발한 장르간 리메이크가 이뤄지고 있다”며 “아직은 시장 규모가 작고 사회적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돼 사전심의제도 같은 중국 정부의 규제가 약하기 때문에 한한령과 무관하게 꾸준한 성장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규제당국인 광전총국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는 드라마와 애니매이션 등 다른 콘텐츠 분야에서도 지난해부터 한한령 완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콘진원 북경센터는 보고서에서 “5년의 공백 끝에 2022년 1월부터 중국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모두 16편의 한국 드라마가 중국 OTT에서 방영됐다고 밝혔다. 관련법에 따라 중국 OTT플랫폼에서는 연간 전체 방송 분량의 30% 이내에서만 외국산 콘텐츠를 방영할 수 있는데 지난해 한국 드라마가 차지한 비중은 전체 외국 콘텐츠 쿼터의 10%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지난해 12월 유아용 애니메이션 <뽀로로>와 <타요>가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광전총국 심의 허가를 받아 상해미디어그룹 산하 BES TV(IPTV)를 통해 중국 전역에 방영되고 있다.

윤호진 콘진원 북경센터장은 “한국 방송콘텐츠가 한한령과 코로나19를 거치며 중국에서 2017년부터 약 5년 동안 심의 허가 자체가 차단되는 경색기를 겪은 뒤 지난해부터 드라마를 시작으로 서서히 허가 건수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향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 콘텐츠 비중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채널의 협의와 다양한 계약방식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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