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환경은 지구 환경과 크게 다르다. 기압이 낮고, 중력의 영향력이 거의 없으며 매우 강한 수준의 우주방사선이 가득하다. 또한, 우주에서 생활하다가 지구로 무사히 생환해도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 다양한 건강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우주항공의학은 이런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하기 위한 의학 분야로 우주여행이 민간으로 확대되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우주여행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우주항공의학이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아마 근골격계와 심혈관계일 것이다. 사람의 신체는 지구 중력에 큰 영향을 받는다. 중력이 있어 뼈와 근육의 기능이 발달하고, 혈액과 같은 체액이 신체 윗부분에서 아랫부분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서는 뼈와 근육이 지구보다 빠르게 노화해 각종 근골격계 문제를 겪는다.
실제로 2022년 발표된 미국, 캐나다, 독일 합동 연구진의 연구를 살펴보면, 우주 환경에서는 골세포가 분해되고, 새롭게 형성되는 과정인 골교체가 빨라 지구에서보다 뼈의 노화가 일찍 진행된다. 연구진은 "우주에서는 뼈의 내부 구조가 빠르게 노화된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이유로 많은 수의 우주인들이 우주 비행에서 돌아온 후 골다공증 등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거나, 운동능력이 크게 떨어져 1년 이상의 회복 기간을 거처야 한다"라고 말했다.
체액의 경우에도 위에서 아래로 제대로 이동하지 못하고, 온몸 곳곳으로 퍼져나가 얼굴이 붓거나 안압이 높아지고,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우주인들이 겪는 두통을 우주 두통이라고 한다.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Leiden University) 의학센터 연구진에 따르면 우주인의 70% 이상이 우주 두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우주의 무중력 환경에서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고, 생체 균형을 깨는 미세 중력이 원인인 것 같다"라고 추정했다.
우주 여행의 가장 위험한 요소는 ‘우주 방사선’
우주 방사선은 우주여행객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요소다. 미국 항공우주국(The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에 따르면, 우주에서는 지구의 10배에 이르는 방사선에 노출되는데 이러한 우주 방사선에 오래 노출될수록 암, 심장병, 백내장 등 다양한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이와 더불어 우주여행은 심장을 수축시킬 수도 있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 연구진이 1년 이상 우주 공간에서 활동한 우주인의 심장 상태를 분석한 결과, 좌심실의 지름이 19~27%가량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우주 환경에서는 심장에 가해지는 중력이 줄어들어, 근육을 많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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