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갈 길을 잃은 ‘조선의 사랑꾼’이 시청자와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 모양새다.
지난 20일 방송된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에서는 박수홍 부부의 결혼식이 공개됐다. 유재석, 박경림, 김국진, 김수용, 지석진 등, 연예계 인맥이 총출동한 가운데, 제작진이 특별히 초대한 가수 김호중의 축가 장면까지 그려졌다.
제작진 측은 부부의 아름다운 모습과 결혼식 당시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며 흥미를 유발했고, 박수홍은 악플에 대한 아픔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은 ‘진부하다’라며 다소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이 CP는 기획 의도에 대해 “결혼이라는 이벤트를 앞둔 사랑꾼들의 일상을 다루는 프로그램으로써,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후 최성국의 ‘24세’ 연하 아내를 시작으로 박수홍의 ‘23세 연하’ 아내와의 결혼 스토리를 이어 지난 13일 방송분에서는 윤기원의 ‘11세 연하’ 여자친구와의 러브스토리까지 공개됐다.
한편, 같은 방송분에서는 2년째 교재 중인 남자친구를 둔 딸 이수민과 아버지 이용식의 ‘랜선 첫 만남’이 그려졌다. 물론 파일럿 방송에 등장했던 오나미-박민 부부도, ‘MZ 세대 커플’ 임라라-손민수 커플의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마 무시한 나이 차이로 세간의 날카로운 시선과 비판을 받았던 ‘연하 여친’을 두고 있는 연예인들만 유독 ‘조선의 사랑꾼’에 자주 등장하며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흐려지고 있다. ’사랑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러브 스토리라기엔, 한쪽은 ‘연하 여친’, 한쪽은 ‘결혼 반대’를 조명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흐름이 다소 어색한 것.
특히 박수홍과 이용식 모녀의 경우엔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약 두달간 비슷한 사연, 비슷한 대립을 연속해 비춰주며 피로감까지 유발하고 있다. 듣기 좋은 꽃 노래도 한두 번이다. 반대에 부딪혀 힘들었던 커플들의 내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내비치며 대중들의 인식을 바꾸려고 했던 것인지는 몰라도, 반복되는 레퍼토리는 응원을 보내다 지쳐 다시 부정적인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역효과를 유발한다.
과연 조선의 ‘사랑꾼’은 극심한 나이 차이로 인한 세간의 눈초리를, 혹은 장인 장모의 극심한 반대를 이겨내야만 등극할 수 있는 것일까. 지난 13일 방송분은 월요일 동시간대 종편 최고 시청률을 지키는 등 화제성 만큼은 확실히 확보했지만, 결혼에 대해 진지한 고민 중인 이들은 물론, 실제로 결혼을 앞둔 이들, 이 과정을 모두 겪은 이들 모두에게 즐거운 시청 경험을 제공했던 방송 초기의 색깔은 사라진지 오래다.
현재 제작진 측은 ‘조선의 사랑꾼’을 모집 중이다. 제작진은 “집안의 반대, 나이를 초월한 사랑, 국적 차이, 사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짝사랑까지. 사랑꾼들의 사연을 기다린다”라며 새로운 커플 사연을 조명하기 위해 힘을 내고 있다. 이후 조선의 사랑꾼’이 제시할 ‘사랑꾼’들의 이야기는 ‘연상연하’ 혹은 ‘집안 반대’를 벗어나 신선함과 공감대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yusuou@osen.co.kr
[사진] TV조선 '조선의 사랑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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