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자립 지원, 수용국 사회와의 공존에 중요…인도적 지원도 여전히 절실"
마조우 고등판무관보, 특정국가 쏠림 현상도 지적 "다른 지역 난민도 관심 두길"
라우프 마조우(Raouf Mazou) 유엔난민기구 고등판무관보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난민들은 생각보다 자기를 스스로 돌보길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립할 수단과 도움만 있다면 말이죠."
라우프 마조우 유엔난민기구(UNHCR) 고등판무관보는 21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을 앞두고 진행한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수용한 유럽 각국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 문제에 관한 해법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전란을 피해 들어온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당장 필요한 물품과 현금, 의료 서비스, 주거 공간 등을 제공하는 인도적 지원 방식에서 점차 그들이 일할 기회를 찾아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글로벌 난민 콤팩트(협약)'의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난민을 시혜적 대상으로만 두는 게 아니라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일원이 되도록 하면 난민 수용국의 재정 부담이 줄어들고 장기적인 사회 통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유엔의 판단이다.
마조우 고등판무관보는 "난민들의 자립 지원은 전쟁이 장기화할 때 난민들이 수용국 사회와 긍정적으로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우크라이나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뜻은 아니라고 마조우 고등판무관보는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에서는 인도적 지원이 여전히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난민 150만여명을 받아들인 폴란드를 비롯해 몇몇 인접국들에서는 인도적 지원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마조우 고등판무관보는 지난 1년간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 난민 문제 해결에 기울여온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800만명에 이른 난민 규모는 각국의 대응력을 시험했지만 놀랍게도 전쟁 시작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난민 위기를 해결하려는 국제사회의 연대는 약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난민들이 발생하는 많은 국가들이 있는데도 인도적 지원이 우크라이나처럼 특정 국가에만 쏠리는 상황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대규모 이주민이 발생하는 등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곳은 갈수록 늘고 있다.
마조우 고등판무관보는 "슬프게도 지난해 전세계 강제 이주민이 1억300만명을 넘어섰다"면서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미주, 유럽 등지의 난민 상황을 살펴보면 전 세계 난민과 국내 실향민 수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인도적 지원이 한 곳으로 쏠리면 다른 지역에서 겪는 위기는 잊힌 채로 남는 것"이라며 "인도적 지원은 공평하게 배분돼야 하며 특정 지역에만 집중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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