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선정… ‘팀 야니스’, 184대 175로 ‘팀 르브론’ 눌러
제이슨 테이텀(25·보스턴)이 미 프로농구(NBA) 역대 올스타전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인 55점을 넣은 뒤 이처럼 말했다. 그는 이날 2017년 앤서니 데이비스(30·LA레이커스)가 세운 종전 최다 득점 53점을 넘어섰다. 테이텀이 이끄는 ‘팀 야니스’는 ‘팀 르브론’을 184대175로 꺾었다.
테이텀은 NBA에서 떠오르는 차세대 스타다. 지난 시즌 젊은 피 셀틱스를 이끌고 NBA 파이널(플레이오프 결승)까지 진출해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다. 스테픈 커리(35)를 앞세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겨룬 끝에 2승 4패로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이날 ‘별들의 전쟁’인 올스타전에 출전해 최다 득점 기록과 함께 올스타전 MVP(최우수선수)에게 수여하는 ‘코비 브라이언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올스타전 주인공 테이텀
이번 올스타전은 자칫 심심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커리가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고, 양 팀 주장인 야니스 아데토쿤보(29·밀워키), 르브론 제임스(39·LA레이커스)도 동시에 부상을 앓는 등 리그 최고 스타들의 출장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데토쿤보는 준비운동은 함께 했으나 끝내 출전하지 않았고, 제임스는 전반에 블록슛을 위해 뛰어올랐다가 손가락을 살짝 다치자 추가 부상을 우려해 후반에는 벤치에 머물렀다.
가라앉을 뻔한 분위기에 불을 지핀 건 테이텀이었다. 테이텀은 3쿼터에 3점슛 11개를 시도해 7개를 적중시키는 놀라운 슛 감을 선보였다. 경기 후반에는 상대 팀으로 맞선 셀틱스 동료 제일런 브라운(29)과 연달아 일대일로 맞붙으며 득점을 뽑아냈다. 테이텀 덕분에 경기장에 함성이 끊일 일이 없었다. 경기 내내 화려한 플레이로 관중을 열광시킨 테이텀은 코비 브라이언트 트로피를 받은 뒤 “모든 위대하고 전설적인 선수들이 거쳐간 무대에서 뛰어서 영광”이라고 했다.
◇코비의 뒤를 잇다
테이텀은 2020년 불의의 헬리콥터 사고로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를 어릴 때부터 동경했다. 브라이언트의 경기를 돌려보면서 그의 움직임을 몇 번이고 따라하는 게 테이텀의 어린 시절 일상이었다. 2017년 NBA 데뷔하고 브라이언트에게 잠깐 특별 과외를 받은 뒤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테이텀은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나자 “심장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당신은 내가 농구와 사랑에 빠졌던 이유였던 사람이었습니다. 나에게 해줬던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테이텀은 지난 도쿄올림픽에서는 브라이언트의 대표팀 등번호인 10번을 달고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이날 올스타전에서 빼어난 활약 끝에 코비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트로피를 수상했다. 그는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났던 2020년에 올스타전 무대를 처음 밟았다. 그의 죽음을 기리는 코비 브라이언트 트로피가 생긴 첫 올스타전이었다. 그때 언젠간 꼭 MVP가 되어 트로피를 집에 가져 오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오늘 그 소원을 이뤘다. 설명할 수 없을만큼 굉장한 날(Hell of the day)”이라며 기뻐했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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