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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를 설립한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71)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를 놓고 카타르 자본 등과 인수 경쟁을 선포했습니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네오스 측은 성명을 통해 "다시 맨유를 세계 최고 클럽으로 만들기 위해 투자하려 한다"며 입찰에 공식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잉글랜드 북서부에 뿌리를 두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품은 맨유에게 맨체스터에서 영향력을 돌려주고 싶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카타르 컨소시엄이 미국 스포츠 재벌 말콤 글레이저 가문에게 맨유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서를 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랫클리프 측 공식 발표입니다.
앞서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이슬라믹 은행(QIB) 회장은 재단을 통해 입찰에 참여했다며 "축구팀, 훈련 센터, 경기장과 더 광범위한 인프라, 커뮤니티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부채 없이 순자산으로만 지분 전체를 매입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중동 자본의 자금력을 내세웠습니다.
이와 맞서는 랫클리프는 오랜 맨유 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랫클리프를 대변하는 이네오스는 "구단 소유권에 대해 현대적이고 진보적이면서 팬 중심적인 접근법을 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현 소유주 글레이저 가문과 달리 팬들과 반목하지 않는 구단 운영 방침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그는 지난해 8월에도 언론을 통해 맨유 인수에 관심을 드러냈고, 지난달에는 인수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맨유의 구단 가치는 50억 파운드(약 7조 6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랫클리프의 재산은 136억 달러(약 17조 7천억 원)로 추정됩니다.
그는 이 지수에서 131위로, 유명 가전 업체 창립자인 제임스 다이슨(104위·약 21조 2천억 원)에 이어 영국 출신으로는 두 번째 부자입니다.
2017년 스위스 프로축구 로잔 스포르를 인수한 그는 2019년에는 이네오스를 통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니스의 지분을 매입해 구단주가 됐습니다.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매물로 나온 잉글랜드의 명문 첼시 인수전에도 참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2005년 맨유 대주주들에 주식을 사들여 14억 달러(1조 8,200억 원)에 구단을 인수한 글레이저 가문은 지난해 11월 매각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맨유는 당시 성명을 통해 "클럽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대안을 찾기로 했다. 신규 투자와 매각, 여러 거래 방식을 대안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카타르·이네오스 측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도 막판 참전 의사를 밝혔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지난해까지 이탈리아 명문 AC 밀란을 소유했다가 매각한 이 헤지펀드가 어떤 인수 방안을 제안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엘리엇은 카타르·이네오스처럼 과반의 지분을 확보하는 '완전 인수' 방식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억만장자 폴 싱어가 설립한 엘리엇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자산 규모가 560억 달러(72조 8천억 원)로 세계 최대 수준으로 손꼽히는 헤지펀드입니다.
지난 시즌을 6위로 마치며 UCL 진출에 실패한 맨유는 올 시즌 에릭 텐하흐 감독 체제에서 선전 중입니다.
리그에서 14승 4무 5패를 거둔 맨유(승점 46)는 아스널(승점 54), 맨체스터 시티(승점 52)에 이은 3위에 올라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형열 기자(henry13@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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