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선수로는 포수로 21시즌 활약하며 두 차례 WS 우승
17일 세상을 떠난 야구 해설가 팀 매카버 |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마리아노 리베라는 좌타자 몸쪽으로 커터를 던진다. 이럴 때 좌타자들은 배트가 부러지면서 내야를 살짝 넘기는 안타를 종종 친다. 내야 전진수비를 하면 위험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뉴욕 양키스가 만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001년 월드시리즈 7차전, 2-2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에서 해설자 팀 매카버는 이렇게 말했다.
매카버의 말이 끝나자마자 리베라는 커터를 던졌고, 좌타자 루이스 곤살레스는 내야를 살짝 넘어가는 행운의 안타로 애리조나에 창단 첫 우승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선사했다.
양키스는 홈 병살을 노리고 내야 전진수비를 했는데, 정상 수비 위치였다면 곤살레스의 타구는 유격수가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이처럼 날카로운 분석력과 해박한 지식을 뽐냈던 명 해설가이자 전 메이저리그 올스타 포수 매카버가 심장 질환으로 17일(한국시간) 세상을 떠났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향년 82세다.
1941년생인 매카버는 195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해 1980년까지 21시즌 동안 포수로 활약했다.
1964년과 1967년은 세인트루이스 주전 포수로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현역 시절 조 매카버(왼쪽)와 영혼의 단짝 스티브 칼턴(오른쪽) |
특히 메이저리그 통산 251승과 3천117탈삼진을 남긴 역대 최고의 흑인 우완 투수 밥 깁슨과 4차례나 사이영상을 받은 좌완 스티브 칼턴까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두 투수의 전담 포수로 유명했다.
칼턴은 1994년 명예의 전당 헌액 당시 "모든 성공적인 투수 뒤에는 똑똑한 포수가 있다. 난 프로 초창기에 몸쪽 공을 잘 못 던졌는데, 매카버는 아예 타자 바로 뒤로 옮겨 앉아서 어쩔 수 없이 몸쪽으로 던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매카버는 은퇴 이후에는 해설가로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ABC와 CBS, 폭스스포츠에서 24번이나 월드시리즈를 중계한 그는 2012년 해설가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때 "시청자들에게 번역하는 것"이라고 중계방송을 규정한 뒤 "현장성을 유지하면서 쉽게 전달하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매카버는 미국에서 스포츠 아나운서로 가장 유명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인 조 벅(54)과 18년 동안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단조로운 방송으로 수많은 '안티팬'에 시달리기도 했던 벅은 매카버의 별세 소식에 "비판에 대처하는 법을 알려준 분이다. 매일 야구장에 가장 먼저 출근했고, 전국 규모의 방송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려줬다"고 추모했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