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쉽게 확 꺾이지 않는 물가, 연준 다시 빅스텝으로 돌아가나
[영상으로 내용 확인] : https://youtube.com/live/j3s8H_GDg50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다시 빅스텝?’, ‘불 타는 미국 소비’, ‘챗GPT 테마’를 꼽았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16일 미 노동부는 1월 생산자물가가 전달 대비 0.7%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작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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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매파 성향의 연준 고위 인사들은 물가를 잡기 위해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등 더 강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고집스럽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준은 금리를 더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며 “우리는 언제라도 더 빠르고 강하게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방송에서 발언의 의미와 앞으로 전망에 대해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영상으로 내용 확인] : https://youtube.com/live/j3s8H_GDg50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 1일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에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인플레이션 완화)’이라는 단어를 꺼내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이 줄어드는가 했지만, 이후 나오는 물가 지표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 미 노동부는 1월 생산자물가가 전달 대비 0.7%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작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전년보다는 6% 증가했습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망은 전달 대비 0.4%, 전년 대비 5.4%였는데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매국 생산자물가 상승률(전달 대비) 추이. /자료=미 노동부, 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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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물가는 2~3개월 후에 소비자물가에 전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향후 소비자물가 불안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날 나온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도 19만4000명으로 전주보다 1000명이 줄어들었습니다. 월가 전망 20만명 보다 적습니다. 여전히 고용 시장은 견조한 모습입니다.
이런 가운데 매파 성향의 연준 고위 인사들은 물가를 잡기 위해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등 더 강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이달 초 올해 첫 FOMC에서 50bp(bp=0.01%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근거가 강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집스럽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준은 금리를 더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연준은 이달 초 만장일치로 금리를 25bp 올려 기준금리를 연 4.5~4.75%로 만들면서 작년 4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이어 빅스텝을 거쳐 베이비 스텝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줄였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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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터 총재는 “사실 2주 전 FOMC 회의에서 내가 보기에 금리 목표 범위 상단을 연 5%로 올리는 50bp 인상을 위한 경제적 근거가 강했다”며 “현재 들어오는 지표들은 기준금리를 5% 위로 올리고 상당 기간 머물러야 한다는 나의 관점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항상 25(bp)로 가는 건 아니다”며 “경제가 원한다면 우리는 언제라도 더 빠르고 더 강하게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리스크와 비용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둔화하지 않거나 상품과 노동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경우 우리는 금리를 더 높이 움직여야 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테네시주의 한 연설에서 “금리 인상을 계속하는 것이 현재 진행되는 성장과 강한 고용 시장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게 유지해서 올해 디스인플레이션 트렌드를 도와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도 역시 지난 FOMC에서 50bp 인상을 지지했으며, 3월 FOMC에서도 이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메스터 총재나 불러드 총재는 올해 FOMC에서 의결권이 없습니다.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돌아가면서 의결권을 갖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FOMC에 참석해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연 3.86%를 기록해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 불 타는 미국 소비
미국 소비 지표가 올 들어 다시 불타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3% 증가했습니다. 월가 전망인 2% 증가를 뛰어 넘었을 뿐더러 2021년 3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입니다. 작년 12월에는 전달 대비 -1.1%로 감소하는 등 연말 쇼핑 시즌에도 2개월 연속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에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미국의 소매판매 증감률(전달 대비) 추이. /자료=미 상무부, 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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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와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2.6% 늘어 월가 전망치인 0.9%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미국인들은 외식 등 서비스 소비를 크게 늘리는 모습입니다. 레스토랑과 바에서 소비는 7.2% 증가하면서 2021년 3월 이후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데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고용시장의 강한 흐름과 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1월 일자리는 51만7000명이 증가했습니다. 이는 블룸버그 등에서 집계했던 월가 전망인 18만8000명 보다 배 이상 많은 것입니다. 실업률도 3.4%로 떨어져서 1969년 이후 가장 낮은 실업률을 보였습니다. 미국 경제에서 일자리 증가는 바로 소비로 이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해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전반적인 일자리 상황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발표된 카드 사용액 실적 등을 봐도 1월의 소비가 괜찮을 것이란 신호가 나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자료에 따르면, 1월 가구당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사용은 전년보다 5.1% 증가했습니다. 이는 12월의 2.2% 증가보다 오히려 속도가 빨라진 것입니다.
미국의 가구별 카드사용액 증가율 추이. /자료=뱅크오브아메리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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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는 그 이유로 소비자들이 연말 세일 이후 연초에도 세일을 구매 기회로 활용하고 있고, 각 주의 최저 임금이 인상됐으며, 사회 연금 지급액도 8.7% 인상됐고, 고용시장도 견조하다는 걸 들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사회 연금을 받는 사람들은 7000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연금 지급액 증가는 소비의 버팀목이 된다는 것입니다.
소비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제의 연착륙이나 아예 착륙이 없을 수 있다는 소위 ‘노랜딩(no-landing)’ 시나리오의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금리 인상의 여파가 충분히 경제에 퍼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서 올해 경기 침체가 없을 수 있다고 섣부르게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모이니핸은 배런스 인터뷰에서 계속 건강한 모습을 보이는 소비자들 덕분에 미국의 경미한 침체를 겪는데 그칠 것이라고 했습니다. 모이니핸은 당초 미국의 침체는 작년에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소비가 견조하기 때문에 침체 시기도 올해 2분기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모이니핸은 올해 2분기나 3분기에 경미한 침체가 시작돼서 내년 2분기에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소비 증가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양날의 칼’입니다.
우선 소비 증가로 인해서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리고,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도 소비가 유지된다면 고금리 정책이 계속될 수 있고 이는 증시의 유동성을 줄이고 밸류에이션 상승을 제한해서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소비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다면 연준은 다소 완화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가 좋다는 것은 경제가 좋다는 것이고 이는 기업 실적 상승으로 이어져서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성장률은 2.5%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소비 지표가 나오기 전 2.2%에서 확 높아졌습니다. 시장 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작년 4분기 S&P 500 기업 실적은 전년 보다 4.9% 줄어들면서 2020년 3분기(-5.7%)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올해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S&P500 기업 실적이 2.5%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 외로 소비가 좋으면 실적 전망도 높아지게 됩니다.
아직은 증시가 ‘베어마켓 랠리’, 즉 약세장 속의 일시적인 강세장 속에 있다고 판단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2월 글로벌 펀드 매니저 조사에서는 66%의 펀드 매니저들이 현재 장세를 ‘베어마켓 랠리’라고 했습니다. JP모건의 고객 대상 조사에서는 68%의 응답자가 수일이나 수주 내에 주식 비중을 줄이겠다고 답했습니다. 32%만 비중을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또 72%는 현재 시장이 너무 자기도취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습니다.
JP모건 고객들이 얘기하는 향후 투자 전략. 주식 비중을 줄이겠다는 답변이 68%, 현재 시장이 과하게 자기도취에 빠져있다는 의견이 72%에 달했다. /자료=JP모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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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 테마
대화형 인공지능(AI)인 챗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에 대한 월가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고 새로운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챗GPT의 등장은 2016년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 산업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챗GPT는 미국의 스타트업 오픈 AI라는 기업이 개발한 서비스로, 대화형 인공지능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동안의 검색 서비스나 인공지능이 정보를 찾아내는 기능에 탁월했다면 챗GPT는 정보의 정확도에서는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정보가 처리되고 에세이와 같이 창의력이 필요한 콘텐츠들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챗GPT는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이미 1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집니다.
챗GPT를 개발한 미국 스타트업 오픈 AI는 샘 알트만을 비롯한 공동창업자들이 일반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를 목표로 2015년에 설립한 기업입니다. 미국의 유명 투자자와 기업들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으며 공동창업자 중에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창업자 알트만은 1985년생인데 18세 때부터 여러 기업들의 창업해서 매각한 경험이 있고 2015년부터 오픈 AI를 이끌고 있습니다.
챗GPT를 개발한 기업인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알트만.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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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대화형 AI(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인 '챗GPT'. /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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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는 사람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면서 인공지능이 사람과 같이 사고하는 일반인공지능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공지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실제로 공동창업자였던 일론 머스크는 일반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오픈AI와 결별했으며 가지고 있던 지분도 모두 매각한 바 있습니다. 반면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오픈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주요 주주가 됐고 최근 1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면서 절반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대화형 인공지능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브라우저 엣지(Edge)의 검색서비스인 빙(Bing)에 챗GPT의 기술을 활용한 대화형 검색 기능을 탑재하면서 검색서비스의 지배적 사업자인 구글과의 경쟁을 선언했습니다. 구글도 자체 기술인 람다 기반의 바드(Bard)라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공개했으며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의 자회사 딥 마인드도 곧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집니다. 중국의 바이두, 한국의 네이버 등 수많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대화형 인공지능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챗GPT 기술을 활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 빙.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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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은 인공지능산업에 대화형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제시했습니다. 이제 막 시작된 대화형 인공지능 시장의 경쟁에서 어떤 기업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지, 인공지능이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딛고 인류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지 등에 대해 대표기업들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시장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연준은 최근 물가 잡기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빅스텝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연준의 움직임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미국의 소비가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충격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다만 금리 인상의 여파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때까지는 시차가 있는 만큼 너무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셋째, 최근 AI(인공지능) 테마가 증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첨단 기술 테마들은 그 성과가 익을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곤 합니다. 대표 기업들의 행보에 주목하면서 잘 따져 보고 투자 판단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방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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