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장제원에 당직 안 맡겨”... 安 “총선승리후 당대표 사퇴”

與 전대주자들 첫 TV토론회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후보들이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방송토론회 시작 전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후보. /남강호 기자

15일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TV토론회에서 총선 전략, 당정(黨政) 관계, 윤심(尹心) 논란을 두고 충돌했다. 김기현 후보는 친윤계와의 관계 설정과 관련해서 “당대표가 된다면 장제원 의원에게 당직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한 직후 당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약했다.

이날 TV조선이 주최한 국민의힘 첫 TV토론회에서 김기현 후보는 안정적인 당정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정통 보수의 뿌리를 지켜온 제가 당대표로 선출되면 당이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수동적인 당대표가 될 것’이라는 취지의 공세에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윤핵관’의 영향력을 공천에서 어떻게 배제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김 의원은 “장제원 의원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제가 대표가 된다면 당직을 맡기지 않을 테니 그런 염려는 놓으시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총선 경쟁력을 부각했다. 안 후보는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고 곧바로 당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안정 의석을 확보한 뒤에는 다른 분이 맡아도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에서 승리할 때까지 약 1년간만 당대표로 활동하겠다는 것이다. 보수 정당 정체성과 관련한 질문에는 “제가 좌파 세력과 결별하고 국민의힘에 들어온 것은 최고의 결단” “민주당에서 그 정체를 알았고, 그래서 제가 민주당과 잘 싸울 수 있는 사람이 됐다”고 맞받았다.

김 후보는 안 후보에게 “당을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서 “16년간 울산에서 (국회의원을) 하셨으면 이제 험지에 가실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천하람 후보는 안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천 후보는 안 후보에게 “대통령께서 대구·경북 지역에 5명 정도만 꽂아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대처하실 거냐” “윤핵관의 권력 줄 세우기는 문제냐 아니냐”고 물었다. 안 후보는 “그런 분열적인 말은 이제부터 나오면 안 된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의 땅을 지나가도록 KTX 노선이 휘어졌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지금이라도 사퇴하시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국민은 절대 믿지 않는 것처럼 김 후보도 그럴 것”이라고도 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샅샅이 뒤졌는데 (그런 일이 있었다면) 제가 남아 있겠나”라고 했다.

OX 문답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전당대회에 마음에 둔 후보가 있다’는 질문에 김기현, 천하람 후보는 ‘O’를, 안철수, 황교안 후보는 ‘X’를 택했다.

2월 15일 TV조선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후보 TV토론에서 후보들이 윤심을 묻는 OX 질문에 답하고 있다.왼쪽부터 천하람,김기현,안철수,황교안 후보./오른소리 유튜브

두 가지 선택지에서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하는 ‘밸런스 게임’도 진행됐다. 김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과 장제원 의원 가운데 한 명만 구조한다면?’이라는 물음에 “둘 다 소중한 인재지만 나 전 의원과 정이 더 깊다”고 했다. 안 후보는 ‘포기해야 한다면 전 재산 대 대통령’이라는 질문에 ‘전 재산’을 고른 뒤 “재산의 절반 이상인 1500억원을 기부했다.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천 후보는 ‘피하고 싶은 처갓집은 윤핵관 장인 대 개딸 장모’라는 질문에 “윤핵관 장인이 개딸 장모보다는 말이 더 잘 통할 것”이라고 했다. 황 후보는 정치 투쟁 방식으로 단식 대신 삭발을 택하면서 “끝나고 나서 멋있어 보였던 게 삭발이었다”고 했다.

[김형원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