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차기 일본은행(BOJ) 총재로 공식 지명된 우에다 가즈오 전 BOJ 심의위원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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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BOJ) 심의위원이 차기 일본은행 총재로 공식 지명됐다. 우에다 전 위원이 비둘기파적(금융완화 선호) 인물로 알려진 만큼 일본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의회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자로 우에다 전 위원을 지명하겠다는 인사안을 제출했다. 정부가 제출한 인사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첫 경제학자 출신의 일본은행 총재가 탄생하게 된다. 일본은행 총재는 그간 일본은행이나 재무성 출신 인물들이 주로 맡아왔다.
우에다 전 위원은 오는 24일 중의원 운영위원회에서 청문회를 거친 뒤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정식으로 차기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정부는 구로다 총재의 임기를 고려해 오는 3월 중순까지 차기 총재 임명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은행 수장 자리를 10년간 지키며 '최장기 총재'로 등극한 구로다 총재는 오는 4월 8일 퇴임한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는 3월 19일 임기가 만료되는 아마미야 마사요시, 와카타베 마사즈미 일본은행 부총재의 후임 인사안도 의회에 제출했다. 히미노 료조 전 일본 금융청 장관과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이사가 각각 부총재로 지명됐다.
우에다 전 위원은 일본 대표 금융정책 전문가 중 한 명으로, 1974년 도쿄대 이학부를 졸업한 뒤 매사추세츠 공대 대학원 등을 거쳐 도쿄대 경제학부의 교수를 지냈다. 1998년부터 7년간 BOJ 심의위원을 맡아 1999년 제로금리 정책과 2001년 양적완화 정책 도입을 이론적으로 지원했다.
일본은행(BOJ)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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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는 "국제파인 우에다 전 위원이 일본은행 총재가 되면 주요국의 중앙은행 및 시장 관계자와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거란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 내에서 제기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중단에 대한 기대는 낮은 상태다. 우에다 전 위원이 '일본의 벤 버냉키'로 불리는 금융완화 정책 선호 인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2006~2014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지낸 벤 버냉키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며 미국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우에다 전 위원은 일본은행 심의위원 재임 시절인 2008년 8월 금융정책 경정회의에서 '제로(0)금리' 해제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고, 지난 10일 일본은행 총재 기용설 보고가 나온 이후에도 언론에 "현재의 일본은행 정책은 적절하다"며 현재의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닛케이는 우에다 전 위원이 과거에 한 발언을 기반으로 그의 '금융완화 지속' 발언이 현재의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우에다 전 위원은 지난해 7월 이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많은 사람의 예상을 뛰어넘는 장기화한 이례적인 금융완화는 향후 어느 시점에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며 금융완화 정책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미쓰이 스미토모 신탁은행의 이와하시 준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우에다 전 위원은 구로다 총재의 강력한 정책 색깔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변화 가능성에 한 표를 던졌다. 다만 그는 "아마 그들(일본은행)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차기 총재 임명에 따른 급격한 정책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점쳤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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