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킹’ 제임스, 통산 득점도 ‘킹’

오클라호마시티 상대 홈경기서

누적 득점 3만8390점째 올리며

34년 만에 ‘최다 득점 새 역사’

LA 레이커스 르브론 제임스가 8일 미국 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오클라호마시티와의 홈경기에서 카림 압둘자바의 NBA 최다 통산 득점 기록을 깬 뒤 두 팔을 활짝 벌려 기뻐하고 있다. LA | EPA연합뉴스

르브론 제임스(39·LA 레이커스)가 미국프로농구(NBA) 정규 시즌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34년 만에 다시 썼다. NBA 득점 ‘킹’이 된 제임스는 ‘살아있는 전설’로 우뚝 섰다.

제임스는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아레나에서 열린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의 홈경기 중 3쿼터 막판 10초를 남기고 페이드어웨이슛을 성공시키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통산 3만8388점으로 종전 최고 기록인 카림 압둘 자바의 기록에 1점 앞섰다.

제임스는 1989년 압둘 자바가 41세 나이로 은퇴한 이후, 현역 선수 중 그 누구도 근접하지 못했던 대기록을 깼다. 통산 득점 순위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현역 선수는 제임스와 카멜로 앤서니(9위)뿐이다. 1위가 바뀐 것은 압둘 자바가 1984년 4월 윌트 체임벌린(3만1419점)의 기록을 경신한 이후 거의 39년 만이다.

카림 압둘자바(왼쪽)가 자신의 통산 득점 기록을 깬 르브론 제임스를 축하하며 악수하고 있다. LA | USA투데이연합뉴스

제임스는 대기록을 달성한 뒤 두 팔을 벌린 채 코트를 뛰어다니며 기뻐했다. 경기는 기록 축하를 위해 잠시 중단됐다. 제임스는 가족들과 껴안으며 대기록 달성의 기쁨을 누렸다. 경기장 전광판에는 제임스가 대기록을 세우기까지 과정이 파노라마 영상으로 펼쳐졌다.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던 압둘 자바는 들고 있던 공을 제임스에게 넘겨주며 축하했다. 제임스는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흘렸다.

20여년 희생한 가족들에 감사
몸 상태 보면 몇 년 더 뛸 것같아

그는 “내 아내와 가족들, 그리고 어머니에게 감사드린다. 20년 넘게 이들의 도움과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고 말했다.

2003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NBA에 입성한 제임스는 리그 통산 4회 우승, 19회 연속 올스타 선정, MVP 4회 수상 등 기록 제조기로 불리는 현역 최고의 선수다. 그는 시즌이 절반 정도 지난 시점에 대기록을 세우며 자신의 20번째 시즌을 자축했다.

전인미답 4만점 돌파도 ‘눈앞’
‘전설’ 압둘 자바도 대기록 축하

39세로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올 시즌에도 평균 30점, 8.5리바운드, 7.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에이스로 경기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득점은 역대 통산 경기당 평균 득점(27.2점)보다 높다. 이번 시즌 내에 4만점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는 경기 후 케이블 채널 TNT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내 느낌과 몸이 반응하는 것을 보면 몇 년은 더 뛸 수 있다”며 “그건 마음먹기에 달렸다. 여전히 마음이 있고, 경기를 치르며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위해 경쟁하겠다는 동기 부여가 있다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는 3만점, 1만리바운드, 1만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로 역대 최고 ‘올라운더’로도 불린다. 218㎝의 센터 압둘 자바가 워낙 높은 곳에서 던져 알고도 못 막는 ‘스카이 훅슛’으로 득점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면, 제임스는 골밑 돌파는 물론 외곽슛과 어시스트에도 능하다. 1만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한 선수 중 포인트가드가 아닌 선수는 제임스가 유일하다. 3점슛 성공률(34.4%)도 통산 득점 상위 10명 중 3번째로 높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압둘 자바의 종전 기록 경신까지 단 36점만 남겨뒀던 제임스는 초반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과감한 드라이브인에 3점슛까지 성공시키며 2쿼터 초반에 이미 20점을 넣었다. 경기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긴장이 풀린 듯 더욱 적극적으로 3점슛을 시도하고 성공시키면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제임스는 이날 총 34분을 뛰며 38점을 넣었다.

다만 제임스는 통산 득점 순위를 경신할 때마다 팀이 지는 징크스를 이번에도 피해가지 못했다. 그의 활약에도 레이커스는 잦은 턴오버에 공격 기회를 내주며 오클라호마시티에 130-133으로 패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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