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길’은 비명계인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이 지난해 민주당의 연이은 선거 패배 원인을 돌아보기 위해 만든 ‘반성과 혁신’ 모임을 확대 개편한 것이다. 친문 그룹인 홍영표 의원도 최근 합류하며 30명 이상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토론 주제는 내년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현주소를 여론조사로 분석하는 ‘민심으로 보는 민주당의 길’이었다. 홍영표 의원은 옆자리의 이재명 대표를 향해 “저희가 민심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데 길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처럼 당이 안정돼있고 단결돼있는 때가 없었는데, 참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심화하는데도 당 지도부가 연일 대표 중심의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는 현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종민 의원은 토론회 후 “종합적 진단은 (이대로는) 총선을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반사이익만으로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길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 초선 의원은 토론회에서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2018년도에 비해 2배로 늘었다는 여론조사업체 분석을 두고 우려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며 “이 대표 사법 리스크로 중도층이 민주당을 외면하고 있는데, 정작 지도부는 당내 의견 수렴 없이 장외 투쟁을 공식화했다”고 비판했다. 다른 의원은 “강경파로 채워진 지도부가 청담동 술자리 의혹처럼 ‘아니면 말고식’ 음모론에 열을 올리면서 당 전체 신뢰도를 깨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임 소속 의원들은 일각에서 제기된 ‘포스트 이재명 체제를 위한 세력화’ 관측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원욱 의원은 “우리는 정치 결사체 모임이 아니다”라고 했고, 김종민 의원은 “비명 모임이 아니라 비전 모임”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조만간 별도 간담회를 통해 비명계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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