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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확률형 아이템 규제 본격화… 게임사 수익 모델도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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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법 개정안 30일 국회 법안소위 통과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골자

국내 게임사 수익 모델 방향성에 영향 줄 듯

"새로운 수익 모델 찾을 시간 줘야" 목소리도

쿠키뉴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는 30일 법안소위를 열고 게임산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쿠키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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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의무화 하는 내용이 담긴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2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규제가 본격화 되면서 게임사들의 주요 수익 모델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해 이상헌, 유정주, 유동수, 전용기, 하태경 의원이 발의한 게임산업법 개정안 5건을 병합 심사해 통과시켰다. 31일 전체회의에서 의결을 거친 뒤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 정식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확률 표시 의무를 부과한 것이 핵심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가 정한 확률에 따라 캐릭터나 아이템 등을 무작위로 얻을 수 있는 유료 상품이다. 개정안에서는 무상으로 얻은 게임 아이템을 유료 아이템과 결합해 얻는 아이템도 확률형 아이템으로 정의하고 있다. 수익성이 높아 오랜 기간 국내 게임사들의 주요 수익 모델로 자리했는데, 지나친 사행성과 확률 조작 의혹 등이 겹치면서 규제 필요성이 강조돼 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게임사는 아이템의 확률 정보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 게임 내 뿐만 아니라 게임을 홍보할 때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와 확률을 표시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게임사를 상대로 시정권고·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미이행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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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출시된 넥슨의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확률 요소가 전면 배제됐다.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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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대신 배틀패스⋅치장 아이템… 게임업계 새로운 수익 모델 고민

이로 인해 국내 게임사들의 수익 모델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몇몇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하고, 배틀패스 등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에 힘쓰고 있다. 콘솔과 인디게임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넥슨은 지난 12일 출시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서 확률 요소를 뺐다. 전작에선 캡슐 형태의 아이템에서 각기 다른 성능을 가진 ‘카트 바디’ 등을 제공하는 등 확률 요소가 짙었지만, 이번엔 자유도가 높은 꾸미기 시스템을 주요 수익 모델로 내세웠다. 또한 게임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재화와 보상을 지급하는 ‘레이싱패스’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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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출시된 '대항해시대 오리진' 역시 확률형 아이템이 없다. 라인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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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가 이달 5일 출시한 ‘라그나로크X’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 중에서는 드물게 확률형 뽑기 아이템 판매를 배제했다. 대신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례해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게 했다. 배틀패스를 통해 일일‧주간 퀘스트 진척도에 따라 아이템 등 혜택을 제공한다. 이밖에 편의성 개선, 코스튬과 관련한 유료 상품을 내놨다.

라인게임즈는 작년 8월 출시된 멀티플랫폼 RPG ‘대항해시대 오리진’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했다. 게임의 핵심 사항이라 할 수 있는 선박 건조와 항해사 영입에서 확률 요소를 뺐다. 선박, 항해사, 장비 부품 등 모든 재화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이 가능하다. 유료 아이템은 성장형 패키지나 배틀패스 형태의 ‘특권’으로 대체했다.

게임사의 주요 수익 모델 변화는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스페인과 벨기에 등 서구권 국가에서도 확률형 아이템 판매를 제재하는 법안 개정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게임사 사이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작년 8월 출시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2’에선 확률형 아이템이 빠졌다. 10월에는 닌텐도의 ‘마리오 카트 투어’에서 확률형 아이템이 사라졌다. 모바일 슈팅게임 ‘브롤스타즈’ 개발사 슈퍼셀도 최근 확률형 뽑기 콘텐츠인 ‘브롤상자’와 ‘메가상자’를 삭제했다.

새 수익 모델 찾을 시간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만 확률형 아이템이 오랜 기간 국내 게임사들의 주요 수익 모델이었던 만큼,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이재홍 게임정책학회장은 쿠키뉴스에 “일단은 법이 통과됐으니 법을 이행해야 되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라면서도 “(개정안 통과는) 과금에 대한 업계의 수익과 관계되는 부분이다. 이제 정부는 업계가 타격을 줄일 수 있는,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된다. 되도록이면 새로운 기회를 물색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완충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확률형 아이템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이 벌어졌다. 이제 업계도 서서히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면서 “정부가 입법 과정에서 업계에 강제하는 것보다는 일정 시간을 두고 업계도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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