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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사설] ‘국민 80%’ ‘중산층’ 아닌 500만 취약 가구에 난방비 지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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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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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 241만 가구 중 에너지 바우처를 받는 가구는 117만 가구(49%)에 그치고 있다. 기초 수급자 중 노인, 영유아, 장애인, 임산부, 질환자, 한부모, 소년소녀가정 등 추위, 더위에 민감한 계층을 다시 추려 지원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바우처 지원 대상임에도 신청을 하지 않아 혜택을 못받는 가구도 15만 가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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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초생활수급자 중 117만가구에 에너지 바우처(교환권) 지원금을 지금의 2배인 가구당 30여 만원으로 증액한다는 등의 취약 계층 지원 확대 방안을 내놨다. ‘난방비 폭탄’으로 취약층이 휘청거리고 있는데 이제야 지원을 늘린다니 정부의 대응 속도가 너무 느리다.

게다가 지원 대상을 너무 좁게 잡아 수많은 취약 계층이 혜택에서 빠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복지 체계에 의존하는 기초수급자가 총 241만가구인데, 이 중 에너지 바우처 지원 대상은 117만가구(49%)뿐이다. 기초수급자 중에서도 노인·장애인 등의 조건을 갖춘 가구만 추려 지원하기 때문이다. 지원 대상인 사실을 모르거나 절차가 복잡해 신청하지 못한 가구도 15만가구에 달한다. 부실한 복지 전달 체계 때문에 140여 만가구의 최하위층이 지원에서 소외된 채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중산층·서민의 난방비 부담 경감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소득 하위 40~80%에 해당하는 중산층의 연료비 비율은 가처분 소득의 3~4% 수준에 그쳐 취약 계층만큼 부담이 크지 않다. 80%의 국민에게 가구당 최대 40만원을 현금으로 주자는 민주당 방안도 7조여 원이 소요돼 재정 부담이 너무 크다. 가스·전기 요금을 현실화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해야 하는 정책 기조와도 어긋난다.

난방비에다 버스·지하철 요금도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어서 취약층의 생계난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정된 에너지 보조금 예산은 꼭 필요한 취약 계층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되 지금보다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기초 수급자 241만가구 전체를 포함해 소득 하위 20%(약 500만가구)에겐 어떤 형태로든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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