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위기…위태로운 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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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폐업·정리해고 칼바람
고용률 OECD 38개국 중 31위
절반 이상 가족 생계 책임 ‘가장’
가계 위축 탓 내수 악순환 우려
지난 5년간 모든 연령대에서 40대만 고용률이 떨어져 취업자가 약 47만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인구 중 절반 이상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바탕으로 2017~2022년 세대별 고용지표 추이를 분석한 결과 40대 고용률이 유일하게 감소했다. 40~49세의 고용률은 2019년 79.4%에서 지난해 78.1%로 1.3%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은 4.6%포인트, 15~29세 4.5%포인트, 30~39세 2.0%포인트, 50~59세 1.8%포인트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전경련은 5년간 전체 취업자 수가 2017년 2672만5000명에서 2022년 2808만9000명으로 136만4000명 늘어나는 동안 40대 취업자 수는 46만9000명 줄었다고 밝혔다. 40대 인구 중 56.0%는 가장이다. 이들의 일자리 위협은 가계소득 감소, 소비지출 위축, 내수 악화 등 악순환을 야기해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업종별 40대 취업자 변화를 살펴보면, 도소매업(-21만2000명), 제조업(-10만4000명), 숙박·음식업(-9만3000명), 교육서비스업(-8만2000명), 건설업(-7만4000명) 순으로 감소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코로나 사태 등으로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교육서비스업 등이 타격을 받았다”며 “제조업 부진, 공장 자동화 및 일자리 해외 유출 등으로 제조 일자리가 줄어들었으며, 원자재 가격 및 금리 급등 등으로 인해 건설경기가 위축된 영향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성별로는 남녀 모두 감원 칼바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40대 남성의 고용률은 2017년 92.6%에서 2022년 91.0%로 1.6%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40대 여성은 66.0%에서 64.7%로 1.3%포인트 줄었다. 여성의 경우 취학연령대 자녀를 둔 이들의 경력단절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0대 비자발적 퇴직자는 17만7000명으로 동일 세대 전체 퇴직자(38만8000명)의 45.6%에 달했다. 특히 2017년 16만7000명보다 6.0% 증가했다. 비자발적 퇴직자란 휴·폐업, 명예·조기퇴직, 정리해고,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 사업 부진 등의 사유로 퇴직한 자를 뜻한다.
2021년 기준 한국의 40대 고용률은 77.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평균(82.5%)보다 5.2%포인트 낮은 31위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86.5%), 독일(86.3%), 영국(84.8%), 프랑스(84.2%) 등 주요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올해 금융, 건설,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40대 중장년층의 일자리가 더욱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기업들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미·구교형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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