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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한겨울 할머니 쫓아낸 경찰, 시민 항의전화에 “계속 화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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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할머니를 쫓아내고 있는 경찰관. /MBN 보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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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피해 경찰서 지구대를 찾은 할머니를 경찰이 내쫓아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구대가 28일 항의전화를 해온 시민에 “계속 화를 내세요”라고 무성의한 응대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공개된 영상 등에 따르면, 70대인 B씨는 지난달 14일 0시5분쯤 A지구대에 왔다. B씨는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기차를 놓치고선 첫차를 탈 때까지 기다리던 중 한파를 피하려고 지구대를 찾은 것이다.

B씨는 지구대 소파에 앉아 머물렀다가, 40분쯤 뒤 경찰관에 이끌려 밖으로 내보내졌다. 지구대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한 경찰관이 B씨의 팔을 강제로 잡아끌고, 다른 경찰관이 문을 잠그는 모습이 담겼다.

국민적 공분이 일자 A지구대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MBN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한 시민은 A지구대에 전화를 걸어 “뉴스보고 너무 화가 나서 전화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전화를 받은 경찰은 “아. 그럼 계속 화를 내세요”라고 답했다.

A지구대는 MBN에 항의전화가 쏟아져 일부 직원의 대처가 부적절했다고 해명했다.

A지구대 측은 B씨를 쫓아낸 이유에 대해서는 112신고 출동이 많고 민원인을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없는 데다, B씨가 직원들에게 계속 시비를 걸며 업무를 방해해 불가피하게 내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관할 경찰서인 부산 동부경찰서는 경찰서장 명의 사과문을 통해 “민원인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사안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해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할머니는 현재 자신을 내쫓은 경찰관들을 고소했고 진상 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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