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같은 판타지 성장 드라마, 따뜻한 전달
30대 ‘오란’과 고등학생들이 만드는 따뜻한 관계
더디지만 천천히 성장하는 청춘들 스토리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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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 ‘느린 장마’
현실과 판타지. 최근 다양하게 쏟아지는 웹툰 콘텐츠들을 나눠보면 결국,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현실적인 웹툰에 더 끌리지만, 또 다른 이들은 판타지 같은 웹툰으로부터 울림을 받을 수 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콘텐츠의 흡입력이 달라지는 셈이다.
리디에서 연재됐던 웹툰 ‘느린 장마’는 대놓고 힐링 성장 드라마를 표방한다. 현실적인 포장 속에 판타지가 들어있다. 30살의 어른이자 주인공 ‘오란’이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을 매개로 주변 고등학생 ‘권운’, ‘배바람’과 따뜻한 관계를 형성하는 드라마다. 일종의 청소년 선도의 느낌이랄까.
웹툰 ‘느린 장마’는 여러 사연으로 본인이 원하던 꿈과 직업을 접은 주인공 오란과 자신의 편의점에 등장한 고등학생 권운, 그의 여자친구는 배바람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이들과 친해진 오란은 아이들이 갖고 있는 갈등과 여러 고민을 묵묵히 들어주고 적절한 조언으로 이들이 바른길로 나아가는데 큰 도움을 준다.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을 그리고, 이를 옆에서 지원해주는 ‘참된 어른’ 오란의 이야기인데, 사실 이런 관계는 현실에서 보기 힘들다. 포장은 현실적이지만 내용물은 판타지라고 언급했던 이유다. ‘내가 어렸을 때 오란 같은 어른이 주변에 있었다면.’ 이런 생각을 하게끔 해주는 웹툰이다.
초반에는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데 초점을 맞추지만, 점점 오란 자신이 겪어왔던 어려움, 그리고 포기했던 꿈에 대해 조명한다. 권운과 배바람이 훨훨 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에서 오란 역시 자신이 고의로 외면했던 마음 속 장애물들을 하나 둘 넘기 시작한다. 청소년과 어른을 넘나드는 성장, ‘느린 장마’를 관통하는 주제다.
더불어 웹툰 내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구성원들의 이야기에 귀담은 점도 특징이다. 가출 청소년, 동남아 혼혈로 ‘중대재해처벌법’을 입법하고 싶은 노무사, 열사병으로 사망한 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점이 대표적이다.
다만 작화의 경우 처음에 주인공 오란을 남자로 착각하게 할 정도로 남성적인 색채가 강하다. 전직 권투선수였던 오란을 표현하고자 의도적인 작화로 보이는데, 가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는 있다. 추운 겨울, 인간관계의 따뜻함을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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