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 3월 서울대회 각오 밝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3년 묵은 한국남자마라톤 기록 경신하겠다”
소속팀 청양군청, 포상금 듬뿍 ‘당근작전’ 펴
24일 일시귀국, 선수등록한 뒤 27일 케냐로 가


케냐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35·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이 소속팀 청양군청(군수 김돈곤)의 ‘당근 작전’에 따라 한국 남자마라톤 기록 경신에 나선다.

해발 2300m 고지대 케냐 캅타갓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오주한은 지난 24일 일시 귀국, 3월 서울국제마라톤과 10월 전국체전 등 국내대회 참가를 위한 등록 절차를 밟고 27일 케냐로 돌아갔다.

매일경제

27일 케냐로 돌아가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포즈를 취한 오주한. 사진=오임석 청양군청 트레이너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5년 청양군청 육상단에 입단한 오주한은 2018년 한국으로 귀화했으며 1월 5일 청양군청과의 계약을 1년 연장했다. 오주한은 작년 4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11분 16초로 국내부 1위(국제부 11위), 작년 10월 울산 전국체전에서 2시간 18분 07초로 우승했으나 기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2021년 8월에 열렸던 도쿄올림픽과 작년 7월의 유진(미국)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중도 기권해 주위의 실망을 샀다. 2021년 5월, 자신을 발굴, 귀화에 이어 국가대표로까지 키워준 오창석감독이 아프리카 풍토병 의심 증세로 사망한 뒤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고 음주만 일삼았던 결과였다.

소속팀 청양군청, 기본급 낮추고 포상금 올려
이와 관련, 소속팀 청양군청은 작년 말로 오주한과의 계약을 종료할 계획이었으나 기본 연봉은 낮추고 기록 포상금은 올려주는 ‘당근 작전’을 내세워 1년간 계약을 연장했다.

청양군청은 과거 뛰었다 하면 2시간 5~7분대를 기록했던 오주한에게 기본 연봉 8000만 원, 포상금 4000만 원 등 최고 1억2000만 원까지 지급했던 사례를 고려, 이번에는 기본 연봉은 3600만 원으로 낮추고 포상금은 대폭 올리는 조건을 제시한 것.

이에 따라 올 3월 서울국제마라톤 우승 4000만 원,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6000만 원, 10월 전국체전 우승 2000만 원 등 포상금 1억2000만 원 지급과 함께 약 4000만 원의 연간 훈련비는 따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오주한은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면 대한육상연맹이나 서울국제마라톤 주최 측 등으로부터 별도의 상금도 받는다.

오주한, 한국기록 경신 여부 주목거리
청양군청의 ‘당근 작전’에 오주한 역시 지난 연말부터 금주와 함께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 훈련에 정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 7개월 전 세상을 떠난 오창석 감독의 훈련 스케쥴에 따라 산악달리기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보강하며 오 감독의 제자였던 케냐인 제임스가 매일 훈련 상황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청양군청에 카톡으로 보내고 있다고 한다.

오주한의 당면과제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겸한 2023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국내부 우승은 물론 국제부 상위 입상이다.

27일 서울국제마라톤 사무국은 3월 19일 열리는 이번 대회에 2시간 4~5분대 선수들이 다수 참가한다고 밝혀 오주한의 국제부 우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매일경제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가 2016 서울국제마라톤을 개인 최고 기록으로 우승하고 있다. 사진=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주한은 2016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05분 13초로 자신의 최고 기록으로 우승했으나 최근 기량이 예전만 못해 국제부 우승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23년 전인 2000년 2월 이봉주가 도쿄마라톤에서 수립한 2시간 07분 20초의 한국 최고 기록 경신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주한의 최고기록 2시간 05분 13초는 2018년 귀화 이전 기록이기 때문에 이번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07분 19초 이내에 들면 한국기록으로 공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육상팀을 키우고 있는 김돈곤 청양군수. 사진=청양군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한주 청양군청 체육팀 주무관은 “오주한이 한국마라톤 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군수님을 비롯 온 군민들이 성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3월의 서울 국제마라톤에 이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오주한이 잘 뛰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3일간 오주한을 밀접 관찰한 오임석 청양군청 육상팀 트레이너도 “오주한의 자세가 달라졌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것 같아 다행이다. 3월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보여줄 것 같다”고 기대를 걸었다.

이종세(용인대 객원교수·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