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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연재] 세계일보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뿌리지 않고 녹이는 친환경 제설법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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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도심에서 겨울철 눈은 마냥 반가운 존재만은 아니에요. 아쉽지만 도로가 밀리고, 사람도 넘어져 다치는 일이 빈번한데요.

눈은 어느새 천덕꾸러기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무엇보다 올바른 대처가 중요한데요. 바로 차와 사람이 다니는 길에서 빠르게 치워 사고를 사전 방지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제설이 중요합니다.

제설에 자주 사용하던 염화칼슘이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해서 최근에는 친환경 제설제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존 제설제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환경을 해치지 않고서도 효과적으로 눈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는지 알아볼게요.

◆눈을 녹이는 제설제

제설제로는 주로 염화칼슘과 염화나트륨 등을 이용해 눈을 녹이는데요.

어떻게 이들 두가지 물질이 눈을 녹이는지 원리를 살펴보겠습니다.

1. 염화칼슘(CaC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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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칼슘. 출처=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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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칼슘은 칼슘 이온 1개와 염화 이온 2개로 구성된 화학물질인데요, 상온에서는 고체상태로 물에 잘 녹고 흰색을 띠고 있습니다.

염화칼슘은 용액에 녹을 때 발열반응을 나타내는데요. 염화칼슘이 용해되면 그때 내놓는 열로 눈이 녹고 다시 어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에 겨울철 제설제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2. 염화나트륨(Na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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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나트륨. 출처=dmishin.blogspo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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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나트륨은 쉽게 말해 바로 소금이에요. 제설제로 활용할 때에는 염화칼슘과 1대 3 비율로 섞어 쓰는데요, 기온이 낮을 때는 1대 1 비율로 섞기도 합니다.

염화나트륨은 염화칼슘과 비교하면 부식성을 가지고 있어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낮은 온도에서 높은 성능을 발휘해 제설제로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제설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제설제가 뿌려진 도로는 눈이 녹아 물기로 가득한데요. 그렇게 제설제와 함께 녹은 물은 땅으로 스며들고, 또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에 닿게 됩니다.

염화칼슘과 염화나트륨은 염소 이온(Cl-)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환경 오염과 차량 부식의 원인이 되고 있는데요. 염화물이 물속에 녹아 강이나 호수에 흘러가면 수중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고 우리가 마시는 음용수의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토양에 녹아 들어가 식물의 뿌리로 흡수되면 생장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런 피해가 속속 나타나고 있어 친환경 제설제의 필요성이 점점 대두하고 있습니다.

◆눈 녹이는 도로, 스노 멜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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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케이블이 깔린 주차장의 모습. 출처=www.mccalllandscap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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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함박눈이 내렸는데. 신기하게도 언제 그랬냐는 듯 뽀송뽀송한 자태를 자랑하는 도로가 있습니다.

그 도로 양옆으로는 눈이 가득 쌓여 있는데, 정말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신기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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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 멜팅 설치 모습. 출처=climatecontrolcompa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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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도로 밑에 눈을 녹이는 케이블이 깔렸기에 가능했습니다. 말 그대로 ‘눈을 녹이는 도로’인 셈인데요.

스노 멜팅(snow melting system)이라 불리는 눈 녹이는 도로는 기업이나 아파트 등 건물을 지을 때 인근 도로와 주차장 등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로 제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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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1980년대 초 대체 제설제로 CMA(Calcium Magnesium Acetate)를 개발했는데요. CMA는 자동차 부식률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 단가가 높아 실제 범용화하기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효과가 좋으면서도 경제성이 있는 제설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결과 그중 하나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때 발생하는 여러 폐기물에서 추출한 프로피온산 박테리아를 이용하는 방안도 제기됐습니다.

이를 통해 유기산을 발효시켜 만든 CMO(Calcium Magnesium Salt of Organic acids)가 그 주인공입니다. 유기산을 발효해 만든 제설제는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한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만큼 식물 생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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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염화칼슘을 대체할 친환경 제설제로 음식물 쓰레기를 주목하기 시작했는데요.

미생물로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면 산성을 띄는 유기 화합물이 만들어지는데, 칼슘 또는 마그네슘 이온과 결합시키면 녹는 성질이 강한 제설제가 됩니다. 염화칼슘보다 독성이 적고, 차량 부식 등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정부에서도 친환경 제설제로 향후 지속 개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태양열로 눈을 녹이는 ‘에코트랙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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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www.acklandsgraing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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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토론토는 많은 눈이 내리기로 유명한 도시 중 한곳입니다. 따라서 눈 녹이는 도로가 일찌감치 도입된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인도에선 직접 눈을 치워야 하는데요. 24시간 내 집 주변 눈을 치우지 않으면 최고 500만 원이 넘는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하니 제설에 대한 스트레스가 우리나라 못지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캐나다에서도 염화칼슘을 둘러싼 문제가 자주 등장해 친환경 제설제의 필요성이 대두하였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캐나다의 얼스 이노베이션(Earth Innovation)사는 도로를 부식시키지도 않고 식물에도 100% 안전한 친환경 제설제 ‘에코트랙션’(사진)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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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트랙션’이 얼음을 녹이는 모습. 출처=www.ecotraction.com


에코트랙션은 태양열을 끌어들여 주변 온도를 높여 눈을 녹게 하는 광물질로 이뤄져 있는데요. 눈과 얼음 위에 뿌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정수와 탈취 기능까지 있다고 합니다.

평소 애완견과 자주 산책하던 개발자 마크씨는 키우던 개가 염화칼슘으로 암에 걸려 죽자 애완동물에도 안전한 친환경 제설제를 개발하게 됐다고 합니다.

에코트랙션은 우리나라에서도 출시되어 인터넷을 이용해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태양광으로 눈을 녹이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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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도로 개념도. 출처=www.briggsk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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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개발 중인 태양광 도로는 바닥에 모듈을 깔아 얻은 에너지를 지역에 공급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태양광의 열로 눈을 바로 녹일 수도 있습니다. 제설을 위해 추가 에너지나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전혀 없지만 현재 가능한 기술은 아닙니다. 앞으로 친환경 미래 기술로 점쳐지고 있답니다.

눈을 녹이고자 단지 우리 인간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토양과 식물까지 배려한 친환경 제설기술, 어떻게 보셨나요?

환경을 생각하면서 안전한 도로를 지키기 위해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개발(R&D)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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