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미들블로커 김준우.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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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신인왕 경쟁이 예측불가 판도로 흐르고 있다. 남·녀부 모두 '1순위'가 없는 혼전이다.
올 시즌 드래프트에선 4학년의 비율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유망주 선수들이 지난 몇 년간 2·3학년 때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급 자원으로 분류되는 선수가 많지 않았다. 실제로 올 시즌 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신인들은 많지 않다. 그래도 눈에 띄는 선수들은 있다. 현대캐피탈 세터 이현승(22), 그리고 삼성화재 미들블로커 김준우다.
배구 명문 남성고-한양대를 졸업한 이현승은 고교 시절부터 이름난 선수였다. 쌍둥이 이현진과 함께 한양대로 진학한 이현승은 세터로서는 장신(1m90㎝)이다. 2021~22시즌 드래프트에도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고,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개막 초반 이현승은 코트를 밟지 못했다. 최태웅 감독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현승의 출전을 미뤘다. 하지만 3라운드 중반부터 선배 이원중, 김명관을 제치고 선발로 나서기 시작했다. 속공을 좋아하는 이현승은 가운데 활용 능력이 탁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날개공격수들과 호흡이나 패스 정확도가 떨어진다. 대신 세터에게 필요한 배짱이 두둑하다. 상대 블로커를 따돌리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현대캐피탈 세터 이현승.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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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3학년을 마치고 프로에 뛰어든 김준우(23)는 드래프트에서 이현승 다음 순서로 삼성화재에 뽑혔다. 키는 1m96㎝로 미들블로커로선 크지 않다. 하지만 점프력이 좋고, 스피드를 갖춰 대학 시절부터 꾸준히 주전으로 뛰면서 경험을 쌓았다. 미들블로커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다시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바꿨음에도 블로킹 능력은 대학 시절부터 인정받았다. 프로에 와서도 세트당 0.553개(6위)의 블로킹을 잡아내고 있다.
공격능력도 오히려 프로에 와서 좋아졌다. 지난 21일 KB손해보험전에선 데뷔 후 가장 많은 7개의 공격을 성공하며 1경기 최다 득점(14점)을 올렸다. 미들블로커로선 드물게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한다는 점도 강점이다.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세자릿수 득점(116점)을 올렸다.
전체 1순위 신호진(22)도 두 선수 못잖게 많은 경기(17경기, 42세트)에 나섰다. 하지만 송명근이 복귀하면서 점점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OK금융그룹이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어 막판 추격은 쉽지 않아 보인다.
흥국생명 미들블로커 임혜림.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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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부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선수는 전체 1순위 염어르헝이었다. 몽골 출신 귀화선수인 염어르헝(19)은 여자배구 국내선수 중 역대 최장신(1m95㎝)이다. 하지만 2경기만 출전하고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다.
염어르헝의 이탈로 신인왕 경쟁은 혼전으로 흘렀다. 2~4순위로 뽑힌 선수 중에서도 뚜렷하게 치고 나간 이가 없다. 흥국생명 미들블로커 임혜림(19)은 13경기에 나섰으나 9득점에 머물렀다. 페퍼저축은행 아포짓 이민서(20)도 14경기(5득점)에 나섰으나 선발 출전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서브와 블로킹이 좋은 KGC인삼공사 세터 박은지(19)도 초반에 비해 경기에 나서는 시간이 줄었다.
IBK기업은행 세터 김윤우.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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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선 IBK기업은행 세터 김윤우(19)와 KGC인삼공사 아웃사이드 히터 최효서(20)가 앞서 있다. 김윤우는 주전 김하경이 흔들릴 때 종종 투입되고 있다. 세터 출신 김호철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배구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타점 높은 공격을 살려주는 능력이 있다.
최효서는 지명 순위(2라운드 전체 13순위)는 낮지만, 신인 중 가장 많이 선발 출장(9경기)했다. 단신(1m71㎝)이지만 수비력이 뛰어나 주전 리베로 노란이 부상을 당한 빈 자리를 꿰찼다. 노란이 복귀하면서 최근엔 서베로(원포인트서버+리베로)로 활용되고 있다. 신인 중에선 유일하게 올스타전에 나선다.
KGC인삼공사 아웃사이드 히터 최효서.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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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을 결정짓는 건 마지막 라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순위 경쟁이 끝나면서 신인급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막판에 강렬함을 보여주는 선수가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 트로피를 거머쥘 듯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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