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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중대재해법 시행 후

“이런 법 왜 시행했나요”…기업 60% “경영에 제약” [중대재해처벌법 1년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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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대륙아주 공동 산업안전법제포럼

기업 안전보건관리 실무자 30인 긴급 설문

절반 가까이 안전 예방 효과에는 반신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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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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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국내 주요 기업의 절반 이상은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간 경영활동에 제약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 예방 효과에 대해선 절반 가까이가 확신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달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을 맞는 가운데 기업에 적잖은 부담을 줬음에도 정작 안전 측면의 큰 효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헤럴드경제와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공동 기획한 ‘산업안전법제포럼’을 통해 국내 주요 기업 30곳의 안전보건관리 실무진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60%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기업활동에 제약이 생겼다고 답했다.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았다는 답변은 16.7%에 불과했다.

제약이 발생한 경영활동으로는 ‘서류작업 등 업무 증가’를 꼽는 응답이 61.1%로 가장 많았다. 컨설팅 등 비용증가와 전문인력 부족에 따른 인사 난항, 교육부담 증가 등에 대해서도 어려움을 표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사업장 확대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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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효과와 관련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산업계 전반의 안전보건관리 강화와 재해 예방에 효과가 있었냐는 질문에 전체의 53.3%는 ‘그렇다’고 답했으나 나머지는 ‘보통’(26.7%)과 ‘아니다’(20.2%)고 밝혔다. 법 시행 효과를 반신반의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지난 1년간 안전사고 통계상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인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지난해 발생한 사망사고는 230건으로 2021년(234건)보다 4건(1.7%) 줄어드는 데 그쳤고 사망자는 248명에서 256명으로 8명(3.2%)이 오히려 늘었다.

중대재해법 제정 이후 가장 큰 피해를 본 기업으로는 응답자의 40.0%가 중소기업(50~299인)을 지목했다. 이어 ▷중견기업(300~999인) 33.3% ▷대기업(1000인 이상) 26.7% 순이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재해율은 높아지는 반면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 여력이 부족해 중대재해법 대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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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의 안전보건관리 실무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인 만큼 중대재해법 의무사항 등에 대해 충분히 알고 대응하고 있다는 답변이 86.6%로 대다수였다.

이는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주요 기업이 앞다퉈 안전보건 경영 체계를 정비하고 안전관리 조직·인력을 확충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대재해법이 현장 안전관리에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와도 이어지는 대목이다.

다만 회사 차원에서 대응체계를 구축한 것과 달리 응답자의 27.6%는 불명확한 법 조항, 전문인력 부족, 준비기간 및 예산 부족 등으로 각종 의무에 대응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호소했다.

김영규 대륙아주 중대재해자문그룹장은 “중대재해법에 따르면 원청업체는 하청업체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이행 조치 여부를 점검·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기업들은 주로 하청기업에서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원청기업 대표를 기소하는 것과 관련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안전수칙 미준수 사고에 대한 사업주 및 가해자 처벌 규정이 오히려 산업재해 발생의 원인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불명확한 의무와 과도한 처벌 등으로 현장에선 오히려 혼란이 크다”고 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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