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민 부상으로 잡은 출전 기회, 연일 맹활약 펼치며 상승세 중심
"사실 많이 힘들어…야스민 빨리 복귀했으면"
현대건설 황연주 |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여자부 '1강' 현대건설은 올 시즌 유독 KGC인삼공사와 힘든 경기를 펼쳤다.
지난해 11월 11일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진땀승을 거뒀고, 11월 30일 홈 경기에서도 5세트까지 가는 혈투 끝에 3-2로 겨우 이겼다.
올 시즌 세 번째로 만난 지난해 12월 25일 원정경기에선 2-3으로 패하면서 개막 후 15연승에 제동이 걸렸다.
객관적인 전력상 우위를 보이는 현대건설이 하위권 팀 KGC인삼공사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 이다현, 나현수 등 핵심 미들 블로커를 앞세워 상대 팀을 제압한다.
그러나 신장 190㎝의 장신 미들 블로커 정호영과 베테랑 한송이, 박은진 등이 버티는 KGC인삼공사전에선 '높이 배구'가 잘 통하지 않는다.
전력 상성 상 강점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지 못하는 환경이다.
게다가 현대건설은 최근 주포인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현대건설은 14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불리한 조건을 안고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를 치러야 했다.
공격 시도하는 황연주(오른쪽) |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날개 공격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야스민을 대신해 주전으로 뛰는 베테랑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37)의 분전이 절실했다.
현대건설은 예상대로 이날 1세트에서 상대 팀 KGC인삼공사의 높이에 고전했다. 주축 미들 블로커 양효진은 1세트 공격 성공률이 22.22%에 그쳤다.
현대건설은 1세트에서 KGC인삼공사에 블로킹으로만 4점을 내줬다.
강성형 감독은 2세트에서 작전을 바꿨다. 공격력이 좋은 정지윤을 투입해 황연주와 양 사이드를 구축했고 중앙보다는 측면 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다.
중책을 맡은 황연주는 강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측면에서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고감도 '기술 배구'로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그는 손의 각도를 미세하게 움직이며 상대 팀 미들 블로커 벽을 교묘하게 뚫었다.
강성형 감독은 "황연주의 감각은 최고 수준"이라며 "원하는 코스로 효과적인 공격을 펼쳤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박미희 해설위원도 황연주의 활약에 "경험이 우러나오는 플레이"라고 말했다.
2세트 24-23에서 나온 황연주의 스파이크는 대단했다. 그는 긴 랠리 끝에 상대 팀 정호영의 손끝을 맞히는 감각적인 쳐내기 공격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황연주는 3세트, 4세트에도 펄펄 날았다. 1986년생 팀 내 최고참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만큼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황연주는 이날 팀 내 최다인 20득점을 하며 세트 스코어 3-1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하이파이브 하는 황연주 |
경기 후 만난 황연주는 "처음엔 '야스민의 공백을 최대한 막아보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리다 보니 주변의 기대감이 커지더라. 요즘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체력 유지의 비결을 묻는 말엔 "정확한 훈련 계획을 짠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며 "사실 많이 힘들다"며 웃기도 했다.
2004년 프로 데뷔한 황연주는 최근 많은 출전 기회를 잡아 다양한 대기록을 완성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최초 서브 에이스 450개, 후위 득점 1,200점을 돌파했다. 이날 경기에선 통산 9번째 4천500개 디그를 성공했다.
황연주는 "개인 기록을 세우는 것보다 야스민이 하루빨리 복귀했으면 좋겠다"며 "야스민이 돌아오면 더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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