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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중국 수출이 10% 가까이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가 '경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자국 경제를 짓누르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전면 폐기했지만 수출을 반등시키지는 못했다. 위드 코로나로 갑작스럽게 전환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감염자 폭증은 곧바로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졌다. 중국 방역당국은 감염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지만 각 기관이 내놓은 추정치에 따르면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인구 70~80% 이상이 최근 한 달 사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출근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지자 상당수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이전에는 무관용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잇단 도시 봉쇄로 공장 운영에 큰 차질을 빚었는데,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이후에도 제조업이 정상 궤도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도 중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중국의 지역별 수출 실적을 보면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나타나는 곳에서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중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었던 미국은 19.5% 줄어들었고, 유럽연합(EU)도 17.5% 감소했다. 반면 아세안 수출은 7.5% 증가하면서 중국 최대 수출 지역으로 부상했다.
품목별로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수출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최대 수출 상품인 PC 등 정보처리장치가 35.7%, 휴대폰이 29.2% 감소했다. 가전제품이 20.9% 줄어들었고, 반도체 등 직접회로도 16% 감소했다. 그나마 자동차 수출이 90.7% 증가하면서 선방했다.
중국 수출 부진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도 드러난다. 작년 12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9.0으로 5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는 관련 분야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국면,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올해도 중국 수출은 상당 기간 둔화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ING의 아이리스 팡 중국 애널리스트도 "중국 수출입 위축이 올해 상반기에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안팎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무역도 회복 흐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지난해 중국 성장률도 정부 목표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신이 국내외 14개 기관을 대상으로 집계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8%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분기별 성장률을 보면 지난해 1분기 4.8%를 기록한 후 2분기에는 상하이 봉쇄 등 영향으로 0.4%로 내려갔다가 3분기에 3.9%로 반등했다. 하지만 4분기에 위드 코로나 전환 부작용 등으로 다시 1%대 후반으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도 중국 정부 목표치인 5.5% 안팎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 재경대는 지난해 중국 GDP 성장률을 2.7%로 추산했고 베이징대 HSBC경영대학원은 2.9%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달 초 중국 연구기관들이 제시한 전망치 3.2∼3.3%보다 더 낮다.
량중화 하이퉁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7%, 연간 성장률은 2.6%로 예상된다"며 "이 같은 부진은 2분기와 4분기에 코로나19 확산 충격이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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