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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조사 방해 혐의에 대한 검찰 고발 여부를 결정한다.
10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9명의 위원 중 3명이 참여하는 소회의를 열고 화물여대 고발 여부를 심의한다.
공정위는 화물연대가 지난해 집단 운송거부 과정에서 소속 화물차 기사들에게 동참을 강요하거나 동참하지 않는 기사들의 운송을 방해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일과 5일, 6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서울 강서구 화물연대 사무실과 부산지역본부 사무실 현장조사를 시도했으나 건물에 진입하지 못했다. 화물연대는 노동조합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조사하는 게 위법하며 현장 조사 필요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화물연대의 현장조사 거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조사 방해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가 공정거래법 위반인지는 차치하고, 조사 방해 자체가 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공정위의 현장 조사를 거부·방해·기피하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화물연대 조사 시도로 노동계와의 대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공정위는 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를 제재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말 민주노총 소속인 건설노조가 건설사들에게 한국노총 소속 사업자를 배제할 것을 요구한 행위가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노조에 대해 시정명령 이상의 제재가 내려진 것은 건설노조 사례가 처음이다.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건설기계지부가 사업자들이 공동의 이익을 증진할 목적으로 조직한 결합체, 즉 사업자단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와 노동계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정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경쟁법 적용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정위가 조사에 나선 것은 경쟁법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에 동조하는 셈”이라며 “공정위가 화물연대에 조사 방해 혐의를 적용해 고발하면 우리나라 경쟁법 역사의 후퇴”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달 내 헌법과 노조법에 따른 행위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낼 계획이다.
정치권의 압박이 시작됐지만 공정위가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위원장은 연초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행법 아래에서는 화물연대, 건설노조 등 사업자단체로 보고 공정거래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의 입장”이라며 “국회에서 특고 노조를 공정법 배제 입법논의가 진행되면 공정위도 적극 참여해 입장을 개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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