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과 협력 확대할 것…냉전과 진영 대결에서 벗어나야"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만난 시진핑과 마르코스 |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만나 2023년 외교 행보를 시작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는 국가 중 하나다.
4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회담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인식한 듯 "중국은 필리핀과 계속 우호적인 협상 방식으로 해상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중국해 석유 가스 공통 탐사를 위한 협상 재개를 제안한 뒤 "비분쟁 지역의 석유 가스 개발 협력을 추진하고 태양광·풍력·신에너지 자동차 등 친환경 에너지 협력을 전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아버지가 대통령 재임 중이던 48년 전 중국과 수교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양국은 반세기 동안 국제 정세와 필리핀 국내 정세 변화와 관계없이 우호를 추진했다"며 "당신의 이번 중국 방문이 추억여행이자 개척여행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필리핀은 국정이 다르고 체제가 다르지만, 발전을 추구하는 길에서 목표가 비슷하고 협력 잠재력이 크다"며 "양국은 정부·입법·정당 간 교류를 강화하고 발전전략 협력을 심화해 양국의 발전과 번영을 잘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필리핀의 농업·농촌 발전을 돕고 필리핀의 농수산물 수입을 확대하며 중국 기업의 필리핀 투자를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중국 봉쇄를 위해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중국과 필리핀은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이고, 우리의 발전은 선린 우호의 주변환경과 협력 상생의 아시아 대가족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중국은 필리핀 등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과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 협력에서 아세안의 중심적 지위를 잘 수호하며 이 지역이 냉전의 그림자와 진영 대결에서 벗어나 발전과 번영의 고지가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마르코스 대통령은 "필리핀은 계속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해상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고 중국과 석유·가스 개발 협상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아세안이 아닌 국가를 방문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필리핀 관계가 매우 좋고 중요하며 양국이 서로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과 밀접한 소통을 유지하고 협력을 강화하며 양국이 공동으로 직면한 도전과 문제를 잘 해결해 양국 국민에게 더 큰 복지를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며 "중국과 농업·에너지·인문·무역·투자·과학기술·디지털 경제 등의 협력을 심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아울러 "중국은 필리핀의 가장 강력한 협력 동반자이고, 양국 우정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다"며 "필리핀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한다"고 강조했다.
정상 회담에 이어 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농·어업, 인프라, 금융, 세관, 전자상거래, 관광 등에 관한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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