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신년사]이창용 한은 총재 "내년에도 물가안정" 기준금리 더 오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머니투데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국민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새해에도 5%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물가 오름세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과 외환시장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날 밝힌 신년사에서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에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이 과정에서 관계당국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정책대응 방안을 조율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 시장불안 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부, 감독당국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졌고 한은도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앞으로도 외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우리의 역할에 대해 보다 진취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는 세계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난 한 해였다"며 "금리상승으로 국민들의 어려움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되고 장기적으로 경제 전반에 더 큰 손실이 초래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새해 우리 경제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원자재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다"며 "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 및 감염병 상황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관련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므로, 더욱 정교한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희망적인 자세를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의 글로벌 경제는 성장둔화에다 공급망 재편까지 겹쳐 많은 전문가들이 역대 어느 때보다 심각한 복합위기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어두운 면, 부정적인 측면만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궂은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다(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이라는 말이 있듯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에서 희망적인 부분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급등하면서 일부에서는 과거 위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그간 여러 위기를 극복해 오는 과정에서 정부·기업·금융기관의 위험관리 시스템이 개선된 결과, 환율이 점차 안정되면서 우려와는 달리 외환부문의 불안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위기 발생 가능성은 경계하되 지나친 우려로 지레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같은 맥락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인 국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감안하면 올바른 정책대응을 통해 극복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국제무역의 분절화, 높은 금리 수준 등이 향후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지만,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그간 미뤄왔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어야 하고, 고금리 환경 역시 높은 가계부채의 수준을 낮추고 부채구조를 개선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의 부동산 관련 금융은 오랫동안 형태만 달리하면서 반복적으로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관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거시건전성 규제가 예방적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한은의 정교한 정책 대응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사람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경험있는 전문가를 찾게 되는데, 비행시 기상악화로 시계가 불투명한 데다 활주로마저 좁아 연착륙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 어느 때보다 숙련되고 믿을 수 있는 파일럿이 필요하다"며 "한은은 축적된 경험과 균형잡힌 시각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파일럿 중 하나가 되어 한국 경제의 연착륙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각 경제주체들의 지나친 우려로 자기실현적 불안이 초래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국민들께 경제상황 및 정책방향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은 내부에 대해서도 조직문화 개선과 내부경영 혁신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당부했다. 그는 "올해는 조직혁신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엇보다도 '워크 다이어트'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우선순위가 높은 업무에 핵심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업무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