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입 닫은 ‘결혼지옥’, 의붓딸 성추행까지..아슬아슬 선넘기 하더니 폐지요구 쇄도[Oh!쎈 초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강서정 기자] ‘결혼지옥’이 첫 방송 후 아슬아슬 선넘기를 하더니 결국 시청자들의 폐지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분노는 ‘의붓딸 성추행’ 방송에서 터졌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재혼 가정의 부부가 사연자로 출연했는데 초혼인 남편과 재혼인 아내가 육아와 결혼 생활에 대한 견해 차이로 갈등을 빚고 있었다. 특히 두 사람은 아내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에 대한 양육관으로 부딪히고 있었다.

남편은 딸이 너무 예쁘다며 꼭 끌어안고 엉덩이에 똥침을 찌르는 장난으로 애정을 표현했다. 그러나 아이는 그게 싫다며 놓아달라고 했고, 괴롭힘으로 인지했다. 급기야 아직도 아빠를 '삼촌'으로 부르고, 가족 그림에 그리지 않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더욱 놀라운 건 아내가 남편을 아동학대로 신고해 경찰조사를 받은 일도 있었다. 아이가 놀다가 남편의 안경을 밟았는데 화가 난 남편이 아이에게 욕을 하며 안경을 던졌기 때문.

오은영은 “엉덩이는 친아빠라고 해도 조심해야 하는 부위다. 그렇게 하면 안된다. 새 아빠인 경우는 더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OSEN

방송 후 시청자들은 새 아빠의 의붓딸 신체접촉 장면이 불편하다며 ‘아동 성추행’과 다른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더불어 방송이 단순히 부부의 양육관 차이로 부각한 것을 지적했고 일부 시청자들은 MBC 시청자 소통센터 ‘MBC에 바란다’ 게시판을 통해 '결혼지옥'에 대한 폐지를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결혼지옥’ 측은 특별히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MBC 측은 지난 20일 OSEN에 “현재로서는 ‘결혼지옥’의 19일 방송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이나 대응 방침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결혼지옥’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다시보기에서 삭제 조치했지만 비판과 폐지 요구는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은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지옥이 되었다는 부부들의 위태로운 일상을 관찰하고, 그들이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 ‘국민 멘토’ 오은영 박사에게 그간 말 못한 고민을 털어놓고 해법을 찾아가는 리얼리티 공감 토크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공감보다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정폭력, 외도 등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소재인 이 같은 문제를 제작진이 대놓고 방송하고 있는데 그 수준이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부부문제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고 충격적인 경우가 다반사라지만 ‘결혼지옥’은 ‘필터링’ 없이 외도 남편, 가정폭력, 의붓딸 성희롱까지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 앞서 남편의 가정폭력이 우울증 때문이라고 한 것도 논란이 됐던 바. 분명 아내가 가정폭력의 피해자인데 이를 가정폭력이라고 정확하게 짚어주지 않은 채 방송이 종료됐다.

‘결혼지옥’의 계속되는 논란에 칼럼니스트이자 평론가 위근우는 “대체 MBC 교양국은 무슨 생각으로 저러고 있는 걸까. 아니 생각이라는 걸 하고 있긴 한가”라며 “쓰레기통 같은 유튜브도 아닌 지상파 교양 프로그램에서 자극성을 쫓아 이러고 있는데, 정말이지 결혼이 지옥이 아니라 이 세상이 지옥이다”라고 한탄했다.

이뿐 아니라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오은영 박사의 한계보다는 그의 전문성이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게 세팅한 프로그램의 본질적 문제를 지적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긴 하지만, 사실 어제 방송 같은 경우엔 오은영 박사도 본인의 전문영역이 아니라는 알리바이로 양심적 상식인이라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생긴다”라고 지적했다.

아무리 실제 문제를 겪고 있는 부부들의 사연이 충격적이라고 하더라도 그대로 방송에 내고 시청자들이 자극적이고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진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건 아쉬울 뿐이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결혼지옥’ 방송 캡처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