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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전공 선택 제한하더니... 탈레반, 아예 여학생 대학교육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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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2월 아프가니스탄 여학생들이 수도 카불의 카불교육대 앞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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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이 대학 수업에 여학생들이 참석하는 것을 금지했다.

20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고등교육부는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공립 및 사립 대학에서 여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무기한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국무회의에서 결정됐으며 명령은 즉시 발효된다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 여성의 교육 환경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 탈레반 재집권 초기에는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여학생의 중·고교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는 여학생들의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지난 10월 치른 대입 시험에서는 여성 응시자들이 공학, 경제학, 수의학, 언론학 등 일부 전공을 응시할 수 없게 했다. 이 같은 차별적인 대입 시험을 시행한 지 2개월여 만에 여학생들의 대학 수업 참여를 금지하면서 또다시 논란의 교육 정책이 나온 것이다.

탈레반의 이번 조치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교육권을 침해하는 수치스러운 결정”이라고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탈레반이 대학에서 여성들을 금지하는 변명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린 것을 비난한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교육 정책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아프간 여성에 대한 탄압 강도를 점점 더 높여가고 있다. 남성과 여성이 섞여 있는 것이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위반한다는 등의 논리다.

지난달에는 여성이 놀이공원과 유원지, 체육관에 입장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남성 보호자 없이 장거리 여행을 떠날 수 없고, 일부 지역에선 택시도 혼자 탈 수 없다. 지난 5월에는 두 눈만 빼놓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복장인 ‘부르카’ 착용을 20년 만에 의무화했다.

[서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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