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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방출됐지?"…스승과 단장의 텔레파시, '저격수'기회 받은 못다 핀 유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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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네가 왜 방출됐냐?’라고 되물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 겨울, 10개 구단 중 손 꼽힐 정도로 바쁜 겨울을 보냈다. 투수 박세웅과 비FA 다년 계약을 맺었고 FA 시장에서 포수 유강남과 내야수 노진혁을 영입했다. 방출 선수 시장에서도 바삐 움직였다. 투수 신정락, 김상수, 윤명준, 차우찬을 영입하며 투수진에 베테랑의 경험을 더했다. 그리고 좌타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까지 영입, 1군 선수층을 두텁게 했다.

타격 잠재력이 있는 포수 이정훈은 올 시즌이 끝나고 KIA에서 방출됐다. 휘문고, 경희대를 졸업하고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로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포수로서 가치 보다는 타격 재능에 초점이 맞춰진, 꽃을 다 피우지 못한 유망주였다.

2군은 평정했다. 2군 통산 375경기 타율 3할2푼 349안타 30홈런 16도루 OPS .942의 기록을 남겼다. 올해 역시 81경기 타율 3할4푼9리 69안타 3홈런 12도루 OPS .942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1군에서 자리는 없었다. 1군 통산 61경기 타율 2할2푼9리 36안타 2홈런 17타점 OPS .645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 단 6경기 8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021년이 1군에서 가장 기회를 많이 받은 시즌. 41경기 타율 2할4푼8리 32안타 2홈런 14타점 OPS .699로 나름 활약했다. 1군 레귤러 포수로서 경쟁력은 부족할 지라도 타격에서 팀에 기여할 여지는 있었다. 2군에서는 더 이상 증명할 것이 없는 타격 성적이다.

이러한 이정훈의 가치를 롯데의 현장과 프런트 모두 높게 평가했다. KIA에서 이정훈을 2군 감독으로서 오랜 시간 봐 온 박흥식 수석 겸 타격코치와 성민규 단장 모두 이정훈과 관련해서 ‘텔레파시’가 통했다.

박흥식 코치는 이정훈에 대해 “사실 방출 기사가 나기 전 날, (이)정훈이에게 전화가 와서 방출 소식을 미리 알고 있었다. 방출이 됐다고 하길래 그래서 ‘네가 왜 방출됐냐?’라고 놀라서 되물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정훈의 가치와 잠재력이 아까웠던 박 코치였다. 구단에도 추천을 할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박 코치가 굳이 추천할 필요도 없었다. 이정훈의 방출이 공식화 된 이후, 성민규 단장은 박흥식 코치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정훈에 대해 물었고 영입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박 코치는 “정훈이에게 전화를 받은 다음날, 단장님에게 전화가 와서 ‘이정훈 선수가 방출됐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물었다”라고 전했다.

올해 마땅한 좌타 대타 요원이 없었던 롯데다. 올해 롯데의 대타 타율은 2할6푼8리(153타수 41안타)로 리그 2위였다. 고승민이 대타로 22타수 10안타, 타율 4할5푼5리로 저격수 역할을 했지만 올해 후반기부터 주전이었고 내년 부터는 주전으로 생각해야 한다. 고승민 외에는 지시완(16타수 5안타), 신용수(15타수 6안타), 정훈(13타수 3안타), 한동희(9타수 4안타) 등 대부분 우타자들이 대타 자원이었다. 좌타 대타 요원은 전무했다.

그렇기에 이정훈이라는 카드는 분명히 매력적이었다. 성적을 위한 뎁스 확충에 가장 적절한 선수였다. 롯데는 기회를 지나치지 않았고 과거 스승에게 확인까지 하면서 이정훈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울러 이정훈은 포수로서도 다시 가능성을 타진 받을 전망. 유강남이라는 확고부동한 주전 포수가 존재하게 된 롯데지만 지시완, 정보근, 강태율 등과 경쟁을 하면서 백업 포수로서 경쟁력까지 확인한다면 롯데 입장에서는 더할나위 없는 영입이 된다.

못다 핀 좌타 유망주에게 롯데는 기회의 무대다. 과연 이정훈은 과거 스승의 보살핌, 그리고 구단의 적극적인 구애에 걸맞는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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