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 '바보들의 배', 의학서적 '기억의 증가에 관하여' 등 2점 되찾아
미국에서 반환된 15세기 말 우화 서적 '바보들의 배'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50년 전 스위스의 한 도서관에서 도난당한 15세기 고서적 2권이 미국에서 발견돼 반환됐다.
12일(현지시간) 스위스 프리부르 공립대학에 따르면 미국에 있던 15세기 말 서적 2권이 원래 소장 기관이던 이 대학으로 반환됐다.
두 서적은 의학서적인 '기억의 증가에 관하여'와 독일 인문주의자인 세바스티안 브란트의 우화 '바보들의 배'다. 이 서적들은 프리부르 대학의 프란치스코 수도회 도서관에 소장돼 있다가 1970년께 돌연 없어졌다.
바티칸의 문화재 전문가 행세를 하던 사람이 몇몇 서적들을 조사하겠다며 수도회 관계자들을 속인 채 책을 훔친 뒤 돌려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서적의 가치는 50만 스위스프랑(6억9천만여원)에 달한다고 스위스 프리부르주는 추산했다.
프리부르주는 오랜 기간 골동품 거래 시장 매물과 세계 각지의 도서관·박물관 소장품들을 검색하며 두 서적의 소재지를 탐문해왔고, 최근 미국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두 서적은 매매 과정을 거쳐 미국의 한 수집가의 손에 들어갔다가 워싱턴 의회 도서관에 기증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 연방정부 외교부는 두 서적이 실제 프리부르 대학 도서관에서 없어진 책과 동일하다는 점을 미국 당국에 입증하는 데 힘을 쏟았다.
15세기 서적의 인쇄 품질은 균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프리부르 대학에서 도난당한 서적들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입증할 수 있었고, 미국 당국으로부터 반환 결정을 끌어낼 수 있었다고 프리부르주는 설명했다.
프리부르 대학 관계자는 "우리가 되찾은 '바보들의 배'는 종교개혁 전 문학계에선 베스트셀러 같은 책으로 중세 말 풍자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라면서 "이번 반환 조치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받은 것 같은 일"이라고 환영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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