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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주간증시전망] 올 마지막 FOMC·물가지수에 주목… 경기침체 우려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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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는 지난주(12월 5~9일) 연일 하락하며 한 달여 만에 2400선 아래로 떨어졌다. 9일 코스피 지수는 2389.04에 장을 마쳤다. 10~11월, 6조원 이상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주 1조4000억원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인 자금이 이탈한 것은 잠시 수그러들었던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통화 긴축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국내외 증시가 잠시 반등했지만, 이달 들어 미국 경제 지표가 발표되면서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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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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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엔 연말·연초 증시 방향을 결정할 주요 일정들이 예정돼 있다. 13일(현지 시각)부터 이틀 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고, 같은 날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전 세계 경제가 FOMC 회의 직후 나올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지수가 지난주보다 소폭 낮은 2310~2430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 11월 물가 지표에 주목… ‘인플레 정점론’ 확인 기회

당장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변수는 FOMC 회의보다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에는 CPI가 전년 대비 7.7% 상승했는데, 이는 전월 수준(8.2%)은 물론 월가 전망치(7.9%)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대두됐고, 글로벌 증시가 큰 폭 반등했다. 10월 CPI 발표 이후 일주일간 뉴욕 S&P500지수는 5.9% 올랐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8.1% 상승했다. 물가 상승세가 꺾이면 미국의 통화 긴축 속도가 완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1월 CPI 상승률이 둔화한다면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11월 CPI가 7.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월보다 낮은 수치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72.01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했던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동안 에너지 가격이 미국 물가를 크게 자극해온 만큼 최근 하락한 유가가 물가 상승률 둔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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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1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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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석유 재고도 예상을 크게 웃돈다. 같은 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석유 재고 증가분은 620만 배럴로 애초 예상한 220만 배럴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휘발유 재고 증가분도 예상치(270만 배럴)를 크게 상회하는 530만 배럴에 달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 움직임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률 하방 압력이 상승 압력보다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눈에 띄게 높아지지만 않는다면 증시에 대한 투자자 반응은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올해 마지막 FOMC… 0.5%포인트 인상 예상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12월 FOMC 회의는 지난 11월 FOMC만큼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폭을 기존 0.75%포인트에서 0.5%로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 이어지면서 물가 정점론이 나오고 있는 만큼, 연준이 누적된 긴축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증권가의 예상을 뒤엎는 특별한 발언을 내놓지 않는 이상, FOMC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컨센서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2023년 최종 금리 수준은 지난 9월 FOMC에서 발표된 4.6%보다 높은 5%대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가 비둘기파적이기보다는 매파적일 것이고, 파월 의장 또한 매파적 발언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12월 FOMC에서 공개될 금리 전망 점도표가 상향 조정되고, 이에 점진적인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통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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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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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에는(현지 시각)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도 열린다. 유럽은 최근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감행하며 기준금리를 연 2%까지 올렸다. ECB가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지, 아니면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으로 속도 조절에 나설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빅스텝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지난 30일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달(10.6%)보다 상승폭이 다소 축소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0%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소비자물가가 처음으로 둔화되면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 경기 침체 우려 확대… 中 방역 완화는 긍정 요인

다만 최근 미국 장단기금리차가 확대되는 등 침체 공포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은 국내외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3개월 만기 국채 금리 격차는 이번 주 장중 90bp 이상 확대됐다. 장·단기 금리의 역전 폭 확대는 경기 침체 전조로 해석되는데, 뉴욕 연방준비은행도 최근 12개월 이내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을 38%로 제시했다. 통상 이 확률이 30%를 넘어서는 경우 경기 침체가 현실화한다고 본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견고한 고용과 서비스 경기가 물가 안정을 저해하며 긴축 기조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연결됐다”면서 “과도한 긴축으로 인한 경기 침체 공포가 심화했고, 수요가 강한 서비스업과 달리 제조업은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동반하는 침체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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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 열병진료소 앞에 환자들이 줄을 선 가운데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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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방역 정책 완화를 공식화하면서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가 확대된 상황은 우리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중국 방역 당국은 지난 7일 PCR 검사 음성 증명 요구 완화, 감기약 등의 약국 구매 허용, PCR 검사 상시화 중단, 감염자 자가 격리 허용, 사무실 출근 비율 상향 조정 등 일련의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다만 리오프닝 시점이 기대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급등락했다. 중국의 빠른 코로나 방역 완화 기조에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며 달러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18.0원) 보다 16.7원 내린 1301.3원에 거래를 마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이 1280~135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 연준의 긴축 기조 마무리와 중국의 방역 완화 방향성을 고려했을 때 위안화를 비롯한 달러화 아닌 통화의 약세가 고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chungh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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