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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장이 대회 기간 이주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죽음은 삶의 일부'라는 표현을 사용해 빈축을 샀습니다.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나세르 알 카터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장은 사망한 노동자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일을 하든, 잠을 자면서든 죽음은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스포츠 매체 디애슬래틱은 월드컵 조별리그 기간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의 캠프로 사용된 리조트 보수 작업 과정에서 4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필리핀 출신 노동자가 사망했으며, 카타르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을 착취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영국 가디언은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이후 10년간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에서 온 노동자 6천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카타르 측은 그간 심장마비 등 노동과 관련 없는 사고로 37명이 사망했으며 공사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는 3명뿐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지난달 하산 타와디 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공사 현장에서 이주 노동자 400∼500명이 사망했다고 털어놔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가운데 대회 기간 도중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주 노동자에 대한 처우는 다시 한번 이슈가 됐습니다.
조직위원회는 이번 사건에 관련해 "(해당 노동자가 조직위의) 관할권 아래에서 일하지 않았다. 사유지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알 카터 조직위원장은 또 언론이 이주 노동자 사망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BBC는 이번 사망 사고에 관한 질문을 하는 기자들에게 알 카터 위원장이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것이냐. 물론 노동자 한 명이 사망했고, 그 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 하지만 첫 번째 질문부터 이 사안에 집중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반문했다고 전했습니다.
알 카터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사망은 이번 월드컵 동안 큰 주제였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는 거짓이었다"며 "언론인들이 가짜 뉴스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에 다소 실망했다. 솔직히, 많은 언론인이 왜 이 주제에 대해 그렇게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스스로 묻고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대표 로스나 베굼은 알 카터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망한 이주 노동자에 대한 냉담한 무시를 보여준다"며 "죽음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그의 말은 많은 이주 노동자의 죽음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영성 기자(ys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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