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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방송 중 짤린 튀르키예 해설자, 한국 상대 골 넣은 '금지어' 언급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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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튀르키예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를 해설하던 해설자가 하프타임 중 해고되는 촌극이 빚어졌다.

일본 매체 '슈퍼월드사커'는 3일 "튀르키예 국영 방송사 튀르키예 라디오 앤 텔레비전(TRT)이 하프타임에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방송하던 해설자를 해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매체 'SUN'을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고 전했다.

터키 매체 'duvar' 영문판도 2일 모로코와 캐나다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 하프타임 동안 이 경기 해설을 맡았단 해설자 알페르 바키르길이 해고됐다는 소식을 밝혔다.

알페르가 해고된 이유는 튀르키예에서 '금지어'가 된 전 축구 국가대표 하칸 쉬퀴르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알페르는 중계 방송 중 "쉬퀴르가 월드컵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빠른 골을 넣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칸 쉬퀴르는 현역 시절 튀르키예 국가대표로 A매치 112경기에 출전해 51골을 넣은 레전드 공격수였다. 튀르키예 축구대표팀 통산 최다 득점 1위, 최다 출장 2위를 비롯해 터키 쉬페르리그 통산 최다득점(249)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쉬퀴르는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친숙한 얼굴이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튀르키예를 3위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3, 4위전에서 경기 시작 10.8초 만에 골을 터뜨려 월드컵 역사상 최단 시간 득점의 역사를 썼다.

한국은 당시 3, 4위전에서 주장이었던 홍명보의 볼 컨트롤 미스 속에 쉬키르에 선제골을 내준 뒤 난타전 끝에 2-3으로 지면서 4위로 월드컵을 마감했다. 쉬퀴르는 이후 2004년 서울, 대구에서 열린 한국과 A매치 2연전에서도 모두 득점을 기록하며 '한국 킬러'의 면모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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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키르는 은퇴 후 지도자가 아닌 정치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정의개발당(AKP) 소속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 무대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쉬퀴르의 정치인 행보는 순탄치 못했다. 튀르키예 내부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 의원직에서 물러난 뒤 에르도안 대통령에 비판적인 스탠스를 보였고 2015년에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2016년 튀르키예에서 쿠데타 실패 후 쿠데타 조직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되면서 반(反) 정부 인사로 분류된 상태다. 자연스레 튀르키예 언론에서도 쉬퀴르는 '금지어'가 됐다.

하지만 축구 해설자가 쉬퀴르를 언급한 뒤 해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튀르키예 야당 인민민주당(HDP)은 반발하고 있다.

'duvar'는 "외메르 파룩 게르게를리올푸 HDP 의원이 푸아트 옥타이 부통령에게 의회 질문을 제출하고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누가 가장 빠른 골을 넣었는가? 하칸 쉬키르가 득점했다면 해설자를 교체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물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AP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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