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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베트남 ‘작은 월드컵’...박항서, 독일 거함 도르트문트 격침 [신짜오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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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마츠 훔멜스 등 포함된
도르트문트와 평가전에서
후반 막판 극적인 페널티킥으로
‘2대 1’ 짜릿한 승리 거둬
내달 임기 종료 앞둔 상황에서
‘언더독의 반란’ 또한번 이끌어내


[신짜오 베트남-222]조별리그 일정이 마무리되며 반환점을 돈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각종 이변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극적인 결과를 낸 것은 일본이라 할 것입니다. 독일 스페인 코스타리카와 한조에 묶여 ‘죽음의 조’로 평가받았던 E조에서 일본은 우승후보 독일과 스페인을 연파하며 조1위로 16강에 올랐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영원한 우승후보’ 독일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전에서 한국에 패해 조별리그에 탈락하더니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일본에 밀려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반대로 일본은 아시아 국가 최초로 두 대회 연속으로 16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2014년 독일은 개최국 브라질을 무려 7대1의 스코어로 완파해 세계 최강의 위용을 보인바 있습니다. 이런 독일이 후속 대회에서 두번 연속으로 조별리그에서 짐을 쌌으니 ‘공은 둥글다’는 축구계 오랜 격언이 새삼 떠오릅니다.

아쉽게 16강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아르헨티나를 2대1로 완파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선전과 벨기에를 2대 0으로 이긴 모로코의 반란도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했습니다. FIFA 랭킹 2위 벨기에도 이번 월드컵 조별예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포르투갈과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도 ‘유쾌한 반란’의 마지막 주인공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이 글은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 이전에 작성되었습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각종 이변이 속출하는 사이 베트남에서도 ‘언더독의 반란’이 한차례 연출되었습니다. 베트남 국가대표팀과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중인 박항서 감독이 평가전에서 제대로 일을 냈습니다.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을 이끌고 분데스리가의 강자 도르트문트를 제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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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이 도르트문트를 제압하는 베트남 두번째 골이 들어간 이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베트남 방송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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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한국시간) 베트남 대표팀은 하노이의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친선경기에서 2-1 극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도르트문트는 월드컵 휴식기를 이용해 동남아시아를 돌며 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100% 전력은 아닙니다. 니코 슐로터벡을 비롯한 5명의 선수가 독일 국가대표팀에 뽑혀 카타르에 넘어가는 등 선수 유출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르트문트가 완전히 2군을 보냈다고 보긴 힘듭니다. 독일에서 A매치만 76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마츠 훔멜스와 튀르키예 국가대표 출신 살리 외즈칸, 네덜란드 대표에 뽑힌 바 있는 도니얼 말런 등 쟁쟁한 멤버가 대거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전반 13분 도니얼 말런의 선제골이 터질 때만 하더라도 무난히 도르트문트가 이길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반 36분 응우옌티엔린이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트렸고 경기가 끝나기 직전 페널티킥을 얻은 베트남팀은 끝내 결승골을 밀어넣어 2대 1이라는 값진 승리를 일궈냈습니다. 2017년 부임이후 각종 대회에서 드라마틱한 승부를 이끌어낸 박항서 감독이 임기 막판에 베트남에 또 한번 기적을 선사한 것입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축구협회와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그에게 남은 마지막 공식대회는 이달 열리는 2022 AFF 챔피언십(미츠비시컵·구 스즈키컵)입니다. 박 감독의 ‘라스트 댄스’를 앞두고 열린 평가전에서 베트남은 대어를 낚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2017년에 베트남에 부임한 박 감독은 2018년 AFF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을 10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올려놓았습니다. 같은 해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4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외에도 2019년 동남아시안게임 금메달,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진출 등 위대한 업적을 쌓았습니다.

박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더 이상 감독직은 맡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아마도 은퇴 이후에는 베트남 유소년 육성과 관련된 일을 할 공산이 큽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정부 고위관계자를 만날 때마다 “유소년 팀을 육성해야 베트남 축구가 발전한다”며 강하게 의견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베트남축구협회 역시 박 감독에게 비슷한 제안을 한 바 있습니다.

‘1년만 버티자’는 마음으로 시작됐던 박 감독의 베트남 살이가 어느새 5년이나 되었습니다. 그동안 베트남팀은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전진했습니다. 앞으로도 ‘박항서’ 이름 석자는 베트남 축구 역사에 영원한 전설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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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왼쪽)이 도르트문트 구단 관계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트남축구협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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