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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서울 대작전’ 찍은 하남 버추얼 스튜디오… “‘진짜’ 메타버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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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왼쪽부터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의 최찬 차장, 김우형 최고창조책임자(CCO), 고병현 상무가 30일 경기 하남시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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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콘텐츠 제작 역량을 키우기 위해 연예기획사, 제작사, 배급사 등을 자회사로 편입해왔는데, 앞으로는 기술 기업 인수 소식을 더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메타버스와 관련된 기술 기업 한 곳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확장현실(MR) 기술을 포함해 메타버스 구축에 필요한 여러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면 모두 (인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고병현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상무는 30일 경기 하남시에 있는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에서 기자 간담회를 마치고 조선비즈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고 상무는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지난 9월 베타 버전을 선보인 ‘브이 스테이지’ 서비스의 총괄을 맡고 있다. 버추얼 프로덕션 전문 기업인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이날 배경 등 디지털 소품을 한곳에 모아둔 브이 스테이지에 버추얼 휴먼 및 모션 데이터를 더해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 상무는 “버추얼 스튜디오라는 실제 공간에 LED 스크린 등 각종 장비와 기술로 가상 세계를 불러들여 사람과 버추얼 휴먼이 함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뜻이다”라며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는 이처럼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질 때 실현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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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에이코퍼레이션의 '브이 스테이지' 홈페이지 화면. 고객이 사용 목적에 따라 배경을 고를 수 있도록 분류해둔 모습이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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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프로덕션은 벽면과 천장이 대형 LED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버추얼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전 과정을 통칭한다. 스크린에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나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배경을 띄워놓고 영화, 드라마 등을 찍는 식이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인 브이 스테이지에는 언리얼 엔진 기반으로 제작된 3D 배경 약 3100개와 1만5300개에 달하는 소품 등이 포함돼 있다. 시장조사기관 브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버추얼 프로덕션 시장은 2020년부터 2027년까지 연간 15.8%씩 성장해서 39억5000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버추얼 프로덕션의 수요는 국내외에서 이미 확인됐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만 해도 지난해 버추얼 스튜디오를 연지 일년 만에 50여편에 달하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넷플릭스 독점 영화인 문성현 감독의 차량액션극 ‘서울 대작전’도 이곳 하남에서 찍었다. 고 상무는 이날 질의응답에서 “이제까지 만든 콘텐츠 중에는 영화, 드라마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제작 기간이 짧은 쇼 퍼포먼스 분야, 광고, 뮤직 비디오도 많았다”며 “행사 개최와 관련한 문의도 적지 않게 들어오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는 지난해 자사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이프 카카오’에 쓸 영상을 여기서 촬영했다”고 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향후 브이 스테이지를 고도화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우선 자체 개발한 버추얼 휴먼 ‘반디’를 브이 스테이지에 넣을 계획이다. 올해 4월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 앤드마크와 전속계약을 맺은 반디는 최근 버추얼 휴먼 최초로 경기도청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고 상무는 “고객들이 브이 스테이지에서 반디 등 버추얼 휴먼을 꺼내 콘텐츠 제작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할 것”이라며 “LG AI(인공지능) 연구소와 함께 또 다른 버추얼 휴먼도 제작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진짜’ 버추얼 휴먼을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한편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하남에 버추얼 스튜디오 3개동과 일반 스튜디오 3개동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핵심으로 꼽히는 건 ‘하남3′ 버추얼 스튜디오다. 이 스튜디오에는 ▲가로 19m, 높이 8m의 벽면 스크린과 ▲각각 가로 5.5m, 세로 8m의 이동형 스크린 두 대 ▲가로 19.2m, 세로 21m의 천장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이는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더 만달로리안’ 시즌 1, 2가 제작된 ILM의 버추얼 스튜디오 ‘스테이지크래프트’와 비슷한 규모다. 국내에서는 CJ ENM의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와 크기가 맞먹는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파주시에도 약 2만7000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대규모 스튜디오를 짓고 있다. 올해 말 착공해 내년에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고 상무는 “설계 등에 대한 검토는 끝낸 상태다”라며 “이곳에 버추얼 스튜디오를 몇개동 설치할지는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다”라고 했다.

박수현 기자(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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