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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다시 달리는 황소 … 포르투갈전 휘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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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를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의 황희찬이 29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카타르/박형기 기자>


그동안 카타르 입성 후 단 한 차례도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던 '황소'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드디어 동료들과 발을 맞췄다. 그가 저돌적인 모습을 살려서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만 있다면 강적 포르투갈과 맞대결을 준비하는 벤투호에도 커다란 힘이 될 전망이다.

황희찬은 그동안 벤투호에서 32경기에 나와 7골을 넣으며 주전 자리를 확고하게 지켜왔다.

황희찬은 지난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1시간가량 진행된 대표팀 훈련을 완전히 소화했다. 전날 가나전을 뛴 선수들과 뛰지 않은 선수들은 나뉘어 훈련을 진행했다.

선발 11명과 교체 투입됐던 나상호(FC 서울)는 회복조로 사이클 등 가벼운 훈련에 중점을 뒀고, 나머지 훈련조 선수들은 팀을 나눠 패스 연습을 하고 미니게임을 치렀는데 황희찬은 훈련조에 포함됐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황희찬이 처음 팀 훈련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황희찬은 지금까지 모습과는 달랐다. 아직은 부상을 당한 허벅지에 테이핑을 하는 등 100% 회복까지는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전력 질주를 소화했고, 6대6 미니게임에서는 공격수로 나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공식 훈련을 마친 뒤에는 황의조(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등 몇몇 선수와 남아 슈팅 훈련까지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비록 공에 대한 감각이 완전하지는 않아 슈팅이 뜨는 모습을 종종 보였지만 그가 출전할 수 있다면 여전히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힘과 속도가 모두 좋은 황희찬의 존재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게 보다 자유로움을 줄 수 있고, 그 자신이 직접 득점에 가담할 수도 있다.

또 황희찬은 포르투갈 선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 구단에서 뛰고 있다. 골키퍼 조제 사, 미드필더 후벵 네베스와 마테우스 누느스까지 포르투갈 대표팀에 합류한 동료가 3명이나 있어 평소보다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다만 파울루 벤투 감독은 신중함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날 벤투 감독은 "황희찬은 소속 구단에서 경기를 많이 뛰지 않았지만 다친 상태에서 대표팀에 왔다. 대표팀 소집 후 전술훈련에 제약이 있었다. 출전 여부는 경기일까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은 다음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있다. 우리의 한계를 최대한 끌어내 좋은 팀이 무엇인지, 좋은 조직력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황희찬이 끝까지 뛰지 못할 경우 헛된 희망으로 엔트리 교체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여지도 있기에 교체로나마 출전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남은 기간 황희찬이 팀 훈련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미 2승을 확보해 16강 진출을 확정한 포르투갈은 분명히 이기기 어려운 강팀이지만 전력 누수가 있다. 포르투갈 매체 코레리오 다 만하는 30일 "한국전 때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은 부상당한 선수들을 보호할 것"이라며 "수비수 누누 멘드스(파리 생제르맹), 미드필더 오타비우(FC 포르투)와 다닐루 페레이라(파리 생제르맹)가 3차전을 치르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에서 높은 경기 결과 적중률을 자랑하고 있는 영국 방송 BBC 해설위원이자 전 EPL 공격수인 크리스 서턴은 "한국이 포르투갈에 1대0으로 승리하고, 우루과이가 가나를 2대1로 꺾는다"는 기분 좋은 예측을 내놓았다. 이 결과대로라면 한국이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하게 된다.

하지만 산투스 감독 등 포르투갈 대표팀은 여전히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이미 16강 진출은 확정했지만 삐끗해서 2위로 오르게 된다면 곧바로 '월드컵 끝판왕'이나 다름없는 G조 1위 브라질을 만날 수 있어서다.

산투스 감독은 "우리는 아직 조 1위를 확정 짓지 않았다. 브라질은 16강 말고 그다음에 만나고 싶다"며 이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우루과이전에서 2골을 넣은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게 우리 팀에 중요한 만큼 다음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황희찬의 팀 동료 네베스는 "황희찬을 월드컵에서 만나고 상대할 수 있어서 기쁘다. 우리가 이기겠다"고 말했다.

[카타르/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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