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n번방 '엘' 주범 호주서 검거…성착취물 1200개 제작

인터폴 적색수배 및 호주경찰과 합동수사
추가 혐의 확인한 후 국내로 송환 방침
경찰, 가담자 15명 검거해 13명 송치

제2 n번방으로 불리는 일명 '엘 성착취 사건'의 주범 ‘엘’로 추정되는 유력 용의자가 호주에서 붙잡혔다./서울경찰청 제공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제2 n번방으로 불리는 일명 '엘 성착취 사건'의 주범 ‘엘’로 추정되는 유력 용의자가 호주에서 붙잡혔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약 2년 동안 아동 청소년 최소 9명을 협박해 성착취 장면 등을 촬영하고 유포한 이른바 엘사건의 핵심 용의자 A씨를 호주 경찰과 현지 합동수사를 벌여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특정한 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했으며 호주 경찰과 합동으로 '안버록 작전'을 벌였다. 지난달 23일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수사관이 참여한 가운데 호주 경찰이 시드니의 A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체포해 현재 구금 중이다.

A씨가 제작한 성착취물 영상과 사진은 1200여 개로 추정된다. 복수의 텔레그램 계정을 활용해 대화방도 여러개 만들었다. 공범들과는 전부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파악된다. 이들이 해당 불법 자료들로 금전적 수익을 얻었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A씨는 검거 당시 "나는 공범이 아니다"라며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자료들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n번방 조주빈 등 대부분이 검거 때 그와 같이 얘기한다"며 "현재 확보한 증거들에 비춰보면 A는 엘이 맞다"고 자신했다.

특히 경찰은 텔레그램의 수사 협조가 없었는데도 검거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기법상 구체적 설명은 어렵지만 텔레그램 범죄도 반드시 적발된다는 경고다.

경찰은 A씨 범행 피해자를 9명으로 특정했으며 더 늘어날 가능성도 내다본다. 우선 피해자들의 신원을 추가 확인하고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분석 등을 통해 호주 경찰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 및 제작 혐의'로 기소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그 외 혐의도 확인한 후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국내로 송환할 방침이다.

다만 호주 경찰이 현지에서 벌어진 범죄라며 자국에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해 변수는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한국 국적이며 피의자와 피해자도 모두 한국인이라 국내 송환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일단 기소 자체는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송환 시점은 현재로선 상당히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경찰청은 A씨와 성착취 범죄에 함께 가담한 15명을 검거하고 13명을 송치한 상태다. 이중 2명은 구속 상태이며 나머지 2명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구속된 피의자들은 피해자들을 직접 유인하거나 협박을 방조하는 등의 범죄 사실이 파악됐다.

또 A씨가 제작한 영상을 판매·유포·소지·시청하거나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사람도 10명을 검거해 8명을 송치했다. 이중 3명은 구속됐으며 2명은 계속 수사 중이다. 구속된 이들 중에는 성착취물을 영리 목적으로 판매한 2명이 포함됐다.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영상 629건 삭제 및 법률 지원과 심리 상담 등을 제공 중이다.

경찰은 A씨 송환이 결정된 이후 신상공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n번방 사건과 같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역시 논의 대상이다.

제2 n번방으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을 사칭해 미성년 피해자들에 접근한 뒤 성착취물 등을 찍도록 하고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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